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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비엔날레 개막‥한국 '남북한 건축' 공동 전시

최종수정 2014.06.08 11:07 기사입력 2014.06.0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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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
북한 건축은 시회주의 미학에 맞게 이상사회 실현을 표현하고 있다. 분단 이후 완벽히 단절돼 서로 다른 경로의 건축세계를 보여주는 남북한 건축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북한 건축은 시회주의 미학에 맞게 이상사회 실현을 표현하고 있다. 분단 이후 완벽히 단절돼 서로 다른 경로의 건축세계를 보여주는 남북한 건축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하는 연구대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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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는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예술가들과 관광객들로 북새통이 이뤘다. 올해 14회째인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이 개막됨에 따라 한국관도 공식 개관하고, 오는 11월23일까지 전시에 들어갔다. 한국관의 전시 주제는 '한반도 오감도'다. 한국관 전시 커미셔너는 조민석 매스스터디 대표가 맡았다. 큐레이터로는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 안창모 경기대 교수가 참여했다.

한국관 전시 주제는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인 렘 콜하스가 제안한 '근대성 흡수'(1914∼2014)에 맞춰 '한반도 오감도'라는 주제로 남북한 건축을 아우르는 기획을 선보였다. 오후 4시께 한국관 개막이 시작되자 전시장 안팎은 관람객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국관은 베니스시 카스텔로 공원 내에 위치해 있으며 개별국가관으로는 26번째다. 개별 국가관은 모두 공원 내에 있다. 개별국가관을 갖지 못한 나라들은'아르세날레' 전시장에서 전시를 진행한다. 현재 베니스 건축전은 개별국가관이 있는 카스텔로 공원과 과거 군수공장이 있던 '아르세날레' 일대에서 펼쳐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5년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 등이 카스텔로 공원 내 마지막 전시공간을 '한국관'으로 제안, 상설 전시관을 갖게 됐다. 당시 아르헨티나, 중국 등과 마지막 공간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며 백남준은 주최측에 "한국관을 신설하면 남북한 통일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설득해 어렵사리 상설 전시관을 확보할 수 있었다.

한국관이 있는 자리는 일본, 프랑스, 영국 등이 인접해 있다. 다른 전시장과는 달리 커튼윌로 채광이 많고 전시물 너머 외부 풍경이 겹쳐지는 등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다. 특히 동선이 복잡하고 옥상으로 연결돼 어지러은 느낌마저 든다. 세련되고 창의적인 전시 아이디어를 동원하지 않으면 전반적으로 조악한 느낌을 줄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대신 다양한 전시기법을 동원할 경우 다른 나라와 차별화된 분위기를 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전시는 이번 주제에 맞게 남북한 건축을 한자리에 구성했으며 입구에는 남한, 안쪽 별실 등에는 북한 건축의 변천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남한 건축의 경우 60년대 세운상가 등 도시 형성과 재생, 서울의 실상을 보여준다. 더 안쪽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북한 평양의 복구과정, 도시 발전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정렬적이고 획일적이면서도 대형화된 건축물과 반듯하게 꾸며진 도시계획, 소년궁전 및 주체탑 등 기념비같은 사회주의 미학이 구현된 도시에서는 이상사회를 꿈꾸는 북한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조민석 커미셔너는 "남과 북은 분단 이후 완벽히 단절된 건축세계를 보여준다"며 "서울과 평양은 두개의 이데올로기가 어떻게 건축에 반영되고 표현돼 있는, 유례 없는 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 커미셔너는 "이번 전시는 처음으로 남북한 건축이 처음 한 자리에 만나 건축세계의 통합을 모색해본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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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가 진행되는 동안 해외 관람객 및 전문가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렘 콜하스 총감독은 비엔날레 개막식에서도 한국을 언급하며 "가장 독창적인 전시"라고 한국관 전시 주제, 방대한 양의 리서치 등에 감탄했다. 한스 올리히 오브리스트 스위스관 커미셔너는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 전시 중 최고"라고 평가했으며 샘 제이콥스 영국관 커미셔너도 "한국의 전시는 풍부하고 감동스럽다"고 평가했다. 또한 외국 관람객 및 각국의 전시 전문가들도 한국관의 성공적인 전시를 축하했다.

그러나 이번 전시는 몇가지 한계를 드러낸다. 그 중에서도 정보 및 교류 부재가 가장 두드러진다. 이러한 한계는 "과연 서울과 평양이라는 도시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으로 이어진다. 이와 관련, 안창모 교수는 "당초 백두산건축연구원 등 북한측과 여러 차례 공동전시를 논의했으나 제대로 성사되지 못 했다"고 고백했다. 따라서 각종 자료 수집 및 전시 형태가 남측의 시각에서 꾸며짐에 따라 향후 교류 확대라는 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또한 준비 기간 동안 공동전시를 위해 북한측도 논의에 참여, 긍정적인 의견을 제출하기도 했다. 다만 시간적·물리적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한국전쟁 이후 서울은 자본주의 성장에 발맞춰 성장했다가 낙후돼 재생과정을 걷고 있다. 사진은 세운상가 재개발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장 내부의 모습.

한국전쟁 이후 서울은 자본주의 성장에 발맞춰 성장했다가 낙후돼 재생과정을 걷고 있다. 사진은 세운상가 재개발 과정을 보여주는 전시장 내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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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한국관 참여 작가 중 가장 이례적인 사람이 '닉 보너'다. 닉 보너의 컬렉션은 '삶의 재건', '기념비적 국가', '경계', '유토피안 투어' 등 4개의 색션으로 이뤄진 전시 구성 중 '유토피안 투어'의 상당수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닉 보너는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그룹을 설립해 관광상품 개발, 영화 제작, 문화행사를 기획하는 등 북한에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닉 보너는 전시 준비기간 동안 북한의 건축가와 예술가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의뢰, 한국관의 중요한 요소를 감당했다.

한편 이번 전시에 참여작가는 안세권, 알레산드로 벨지오조소, 닉 보너(만수대 창작사, 익명의 북한 예술가 및 건축가들), 최원준, 찰리 크레인, 막심 델보, 전민조, 강익중, 카롤리스 카즈라우스카스, 김동세, 김한용, 김기찬, 김석철&프랑코 만쿠조, 김수근, 이영준, 크리스 마커, 필립모이저, 문훈, 모토엘라스티코, 오사무 무라이, 피터 노에버(북한 건축가들), 박경(백남준 등 예술가 및 건축가들), 제임스 파우더리, 신경섭, 서현석(북한 건축가 김정희 등), 서예례, 이상, 임동우 등이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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