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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아시아 칼럼]나의 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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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아시아 피상훈 자문위원]

네 소원이 무엇이냐 하고 신께서 물으시면 나는 서슴지 않고,
'내 소원은 대한 독립이요.'하고 대답할 것이다.
그 다음 소원은 무엇이냐고 하면 나는 또, '우리나라의 독립이요.'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셋째 번 물음에도 나는 더욱 소리 높여서,
'나의 소원은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이요.'하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백범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이라는 글의 첫 부분이다.
단어 단어마다 선생의 민족을 향한 사랑과 조국 독립의 열망이 절절히 묻어 있음을 느낄 수 있다.

마치 좌절과 실의에 빠져 더 이상 조국 독립의 가능성은 이제 힘들다고 고개를 젓는 동포들에게 충혈된 눈으로, 분노에 찬 목소리로 “아니, 아닙니다, 조국 독립은 반드시 이루어 집니다. 내 소원의 처음과 끝은 오직 조국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 밖에 없습니다. 동포여! 우리 포기하지 말고 조국 독립을 위해 함께 나아갑시다!” 라고 사자후를 토하는 선생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글을 통해 선생의 가치관과 사명이 어떠하며, 어떤 일을 위해 헌신했는지가 설령 선생의 생애와 업적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읽더라도 충분히 짐작이 된다.
이러한 간절한 열망과 소원이 선생으로 하여금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와 해방 전후의 그 혼란스러운 시기 동안 변함없이 조국의 독립과 민족의 하나됨을 위하여 고향을 떠나 중국을 떠돌고, 여러 번 삼팔선을 넘게 만들었던 동인이 되었을 것이다.

그럼, 나의 소원은 무엇인가?

비록 김구선생처럼 민족과 조국을 끌어 안는 크고 원대한 소원은 아니더라도 나 나름의 간절함과 소중한 가치를 포함하며, 그 소원을 생각만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나의 소원은?

고백컨대, 나의 소원은 현실과 이상 사이의 극단을 하루에도 여러 번 오고 간다.
가장 속물적이고도 현실적인 소망에 기초를 둔 백일몽에서부터, 마치 시대를 책임진 선구자인양 알아주는 이 하나 없어도 대의를 위해 쓰임을 받았으면 하는 사명감에 불탄다.
재미있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백일몽을 통해서도 자신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짐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러 달 전 가까운 지인들과 서울의 마지막 남아 있는 낭만적 거리 중의 하나인 피맛골 - 종로 대로의 정비된 피맛골이 아닌 종로3가 옛 피카디리 극장에서 비원으로 올라가는 뒷골목에 있는 - 고기집에 갔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종로 3가 쪽으로 내려 오는 길에 1등 당첨자만 여러 번 나왔다는 소위 ‘대박 명당 로또 판매점’을 지나게 되었는데, 같이 자리를 했던 고향 후배가 일행들에게 로또 2장씩을 사서 나누어 주었다.
1등에 당첨되면 거하게 한 턱 내라는 덕담과 함께.

며칠 후 로또 당첨 번호가 발표되고 1등 당첨금액이 무려 132억 원이라는 기사가 났었는데, 내가 가진 로또 번호 중의 하나가 5등(5,000원)에 당첨되었다.

‘오! 드디어 인생 대박의 징조가 보이는 것인가?’
나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고 당첨 금액에 해당하는 만큼 새로운 복권 번호로 교환하였다.
4장의 번호는 자동생성을 하고, 하나의 번호는 나와 우리 가족에게 중요한 의미가 있는 6개의 두 자리 숫자를 조합하여 정성스럽게 기입을 하였다.

그리고, 1주일 가량 행복한 백일몽에 빠져 들었다.
‘음, 1등 당첨금이 평균 60억 정도는 될 테니까, 나에게 1등 당첨의 행운이 온다면?’

짬을 내어 1등 60억 원 당첨이라 상상하고 그러한 행운이 나에게 온다면 어떻게 그 당첨금을 쓸 것인지 쭉 적어 보았다. 나의 잠재된 욕망들과 우선순위들이 잠시 행복한 상상 속에서 여지 없이 드러난다. 로또의 결과는? 다행스럽게도(?) 나의 노력으로 나의 욕구들을 채우라는 것이 신의 뜻이다. 한 주 나를 들뜨게 해주었던 로또의 백일몽은 대신 나의 소원을 다시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어 주었다.

그날 이후 나는 내 명함 뒷면에 ‘나의 소원’이라는 문장을 정리하여 새겨 넣었다.
내가 만나는 타인들에게는 내 삶의 방향과 목적을 알려주고, 스스로에게는 나태해지지 말고 묵묵히 나의 길을 향해 달려가자는 격려와 다짐의 의미로.

<나의 소원>
나는 강의와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싶다.
특별히 청소년과 청춘들이 보다 행복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지혜와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가 되고 싶다.
'세상'이라는 이 낯선 도시에서 누군들 나그네가 아니랴.
나의 보잘것없지만 진지한 길 안내가 그들을 좀 더 쾌적하고 편안한
목적지로 이끄는 지도가 된다면,
나의 삶, 정녕 헛되지 않으리!

감사하게도 그날 이후 비전과 진로 교육의 현장에서 만나는 다양한 연령, 지역의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들의 미래에 대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자 하는 나의 소원은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는 듯 하다.

아래에 가장 최근에 만남을 가졌던 전북 정읍시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여고 2학년생과 주고 받았던 스마트폰 문자 메시지를 소개하는 것으로 부족한 글을 마무리한다.


안녕하세요!! 정주고 쩌번 주 토욜날 오른쪽 맨 앞자리에 앉아있던 학생이에요!!
ㅋㅋ 김주연! 헉 무튼 뜬금없죠.
;ㅁ; 문자를 보내고 싶었는데 시간이 여차저차 흘러서 오늘은 금요일이에요.
해피 프라이데이!

저번 진로캠프 짱짱 좋았어요!!
로드맵도 만들어보면서 동기부여도 확실하게 되었고 이것저것 말씀해 주신 것도 좋았어요.
선생님(이라고 부르면 될까요?)이 마지막에
을의 입장을 대변하고 부당한 권력에 무너지지 않는다고 썼던
제 목표를 읽어주신 것도 감명 깊었어요!
진로캠프라 그래서 딱딱할 줄 알았는데 프로그램 구성도 알차서 재미있었어요
ㅋㅋ 쓰다 보니 소감문 같네요 으아아

그리고 저 전북 도교육청 기자단 합격했어요!
예전엔 이유 없이 뭐든 정말 안될 것만 같고 매일매일 불안했는데
요새는 목표가 조금 조금씩 보이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요.
막 합격해서 아직은 수습기자인데,
앞으로 기사도 열심히 써서 우수기자로 정식기자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예전에는 R=VD 라던지 마인드에 관한 부분에 대해선 일체 안 믿었는데
이제는 정말 생각하는 대로 흘러가는 거 같다고 느껴요.
이번 강의로 선생님 덕분에 뭔가 더 하고 싶은 열의도 생겨난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히히
앞으로 문자 보내도 되나요?
답장은 안 해주셔도 되요 그냥 보내고 싶어서 보내는 편지!
읽고 웃으시면 그걸로 저는 기분이 좋아질 거에요! ㅋㅋ

주중의 마지막인 금요일은 일을 마무리 할 수 있는 차분한 느낌도 있고,
새로이 주말을 맞이하는 설렘도 있다고 생각해요.
주절주절 의식의 흐름에 따라 문자를 썼더니 엉망이네요.
선생님도 해피 금요일!!

*5월 중간고사에서 국영수 1등급을 받는다!

(아래는 내가 보낸 답 문자)

우왕, 굿!!!
주연아, 너는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구나.
나도 한 때는 기자가 되고 싶었고,
대학 때는 학교 방송국에서 잠시 기자 생활을 한 적도 있었단다.
하지만 현실과 타협하고 어려움 앞에서 쉬운 길을 선택한 부끄러운 기억이 있단다.
좋은 기자는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고 진실의 편에 서면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약자를 보듬어야 하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꿈을 향한 첫 걸음 멋지게 뗐으니, 흔들리지 말고, 그 길을 향해 힘차게 달려 가기를 응원한다.
김주연, U r AWESOME!!!!!

피에쑤~
새벽 1시 45분,
꿈을 품은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전의의 시간이구나. 화이팅!!!
건강도 잘 챙기거라. 하하...




(주)한국비전교육원 피상훈 상무이사 david_pie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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