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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의 자살, 아는 만큼 막는다‥예방 10계명

최종수정 2014.01.19 07:00 기사입력 2014.01.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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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자살예방센터, 자살시도자 및 주변 사람들을 위한 자살 방지 도움말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해 12월31일 서울역 한 도로에서 40대 남성이 자살했다. 그는 유서를 통해 "안녕들 하십니까? 안부도 묻기 힘든 상황입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한 후 휘발유를 몸에 끼얹고 불을 질렀다. 온몸에 화상을 입은 그는 다음날 오전 숨을 거뒀다. 지난 7일에는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 멤버 이특씨의 아버지가 오랜 간병에 지쳐 치매를 앓고 있던 노부모의 목숨을 끊고 자신도 함께 생을 마감했다.

한국 사회는 2014년 갑오년 정초부터 잇단 자살 사건으로 전 국민들이 충격을 받고 있다. 자살은 한국 사회의 중증 고질병이 된지 오래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OECD국가중에서 8년째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20대의 경우에는 사망원인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44.6%가 자살이다. 하루 평균 42명, 연평 1만5000여명이 삶에 지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있다.
자살은 본인뿐 만 아니라 가족, 친구 등 주변에게도 큰 영향을 미쳐 잇따른 연쇄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텔런트 고(故) 최모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처럼 안타까운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빈부 격차 해소, 고용 안정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의 해결이 근본적인 치유책으로 꼽힌다. 하지만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전망도 불투명하다. 본인이 직접 자살을 기도하거나, 주변인이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에게는 보다 직접적인 도움과 조언, 방지책 등이 필요하다.

◇ 힘들어하는 그대에게
지금 처한 현실이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워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선 자살 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서울시 자살예방센터는 "순간적인 충동을 참고 이겨 내라"고 충고한다. 죽고 싶은 마음과 나도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이 시소처럼 계속되는 상황 속에서 자살 충동은 반복적으로 찾아오고 일시적으로 강한 욕구를 느낄 수 있지만, 그 순간만 지나게 되면 충분히 자살에 대한 결정이 달라질 수 있기에 본인 스스로 예방과 대처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자살 시도 후 응급실에 입원해 정신을 차린 이들에겐 "지금의 상황에 대해 혼란스러운 마음일 수 있고, 당황스러움, 수치심, 분노, 절망적인 기분들로 압도당할 수 있다"며 "이 모든 경험들을 새로운 시작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다고 여겨라"고 충고했다.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입원 치료 등을 통해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안전하고 보호된 환경이 제공된다는 점에서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을 수 있다.

퇴원할 경우에도 외래 치료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으며, 지역정신보건서비스(지역정신건강증진센터, 자살위기상담전화) 등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센터는 자살 충동이 생길 때 대처할 수 있는 8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우선 친구에게 전화를 하라. 하소연하고 마음을 터놓고 대화하면 충동을 억제할 수 있다. 또 자신의 감정을 일기에 글로 적어 보아라. 객관적으로 돌아 볼 수 있게 되고 차분해 진다.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그리고 책을 읽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운동, 산책, 달리기, 춤 등 몸을 움직이면 잡생각과 함께 자살 충동도 사라진다. 10부터 0까지 숫자를 천천히 세어보거나,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면서 마음을 가라앉혀 보라. 주변을 둘러보고 사물들의 모양, 소리, 냄새, 맛, 색 등을 생각하고 집중해 보라. 마지막으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나 상담가에게 즉시 도움을 요청해라. 이와 관련 서울시 자살예방센터는 25개 자치구와 함께 자살예방상담전화(1577-0199)를 운영 중이다.

◇ 사랑하는 사람의 자살 시도로 괴로워하는 이에게

자살을 막기 위해선 본인도 중요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노력도 중요하다. 주변 사람 입장에서도 사랑하는 이가 자살할 경우 받는 충격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그걸 막기 위해서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자살을 막기 위해 세심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살은 경제적 어려움, 가족간의 불화, 학업 및 직장에서의 실패, 대인관계의 어려움, 주변 사람의 자살, 폭력적인 사건 경험, 신체적 질병 등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주로 찾아 온다. 또 우울증과 같은 기분 장애, 조현병, 인격장애, 알코올중독 및 약물 남용 등과 같은 정신건강 문제를 앓고 있는 경우에도 자살률이 높다. 가족 등 자신의 주변에 이런 사람들이 있다면 일단 안테나를 세우고 주시해야 한다.

또 자살자들은 대부분 자살을 시도하기 전에 발산하는 신호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 살펴봐야 한다. 자살자들은 자살이나 죽음에 대해 자주 말하거나 글로 표현한다. 우울하고 슬프고 희망없고, 위축된 모습을 보여주는 경우도 많다. 수면ㆍ식사습관의 변화, 외모나 행동의 급격한 변화, 술이나 약물 남용, 자해, 자신의 물건을 정리하거나 나눠주는 행위가 바로 '자살 위험 신호'에 해당한다.

만약 가족ㆍ친구 등이 자살을 시도했다가 응급실에서 깨어났을 때도 침착히 대처해야 추가 시도를 막을 수 있다. 자살시도자는 흔히 수치심ㆍ분노ㆍ당황스러움 때문에 조기 퇴원을 요구한다. 그러나 신체적 문제에 대한 충분한 처치와 정신적 문제에 대한 상담을 받도록 권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살시도자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입원 치료 또는 퇴원 치료 등을 조언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자살 위기를 돕기 위해선 우선 말하고자 하는 얘기를 들어야 한다. 판단은 나중에 하고,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경청한 후 지지해줘야 한다. 특히 자살에 대해 자세히 물어 보라. 자살 생각, 이유, 방법, 시기, 장소 등을 확인하고 비밀 보장을 약속해서는 안 된다. 절대 혼자 있게 하지 말고, 주변에 위험한 도구는 치우라. 혼자서 보호할 수 없다면 119, 112, 자살위기상담원, 다른 가족, 지인 등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특히 지속적인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중요하다. 신체에 이상이 있다면 치료를 받게 하고, 반드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 상담할 수 있게 하라. 필요하다면 입원 치료나 약물 치료를 꾸준히 받도록 하라.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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