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천년 고도 교토는 우리나라 경주처럼 역사박물관이다.
고풍스런 사찰과 유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긴카쿠사와 청수사, 교류사, 기요미즈사, 헤안신궁 등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절과 신사의 문화 유적들은 1주일을 꼬박 둘러봐도 모자랄 정도다. 일본에서 가을풍경이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도 유명하다. 가을에는 단풍으로 도시가 온통 붉게 타오른다.
6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가미가모코스에서 티 샷을 날렸다. 짧은 코스 레이아웃에 맞춰 각종 장해물을 배치했다. 빈대떡 같이 작은 그린은 정확한 샷을 하지 않으면 정말 파를 기록하기가 어렵다. 압권은 아웃코스 4번홀(파4ㆍ328야드)이다. 보기 드물게 연못 안에 만들어진 아일랜드 티박스다. 그린은 온통 벙커로 둘러싸여 있고 상하 구별이 심한 2단 그린이다.
인코스 14번홀(파4ㆍ330야드)은 페어웨이 왼편으로는 실개천이 흐르고 그린은 연못 안에 있는 아일랜드그린이다. 티잉그라운드에서 그린 쪽을 바라보니 넓은 연못 위에 비춰진 푸른 소나무와 붉은 단풍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다. 라운드하는 멤버가 80세에 가까운 시니어골퍼가 대부분이다. 인생도, 계절도 세월이 흐르면 저 단풍처럼 붉게 한번 타오르고 자기의 생을 마감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철학자가 된 기분이다.
글ㆍ사진=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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