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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 배우들의 무덤이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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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페셜> ‘걱정 마세요, 귀신입니다’ KBS2 일 밤 11시 40분
사고로 기억을 잃은 문기(봉태규)와, 살아 생전 문기를 좋아했던 귀신 연화(박신혜) 사이의 며칠을 그린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는, 막판엔 연화가 정말 귀신이었는지를 얼버무린다. 문기를 장례식장으로 안내하는 연화를 환영이라 보긴 어렵지만, 문기가 즐겨 먹던 식단처럼 생전에 알 수 없었을 정보까지 꿰고 있는 연화를 귀신이라 단정 짓는 것도 무리다. 연화의 정체가 불확실해지자, 작품의 주제의식이 무엇인지도 같이 흐릿해졌다. 연화가 환영이라 하면, 그 환영을 빚어낸 문기의 욕망은 연화에 대한 사랑인가, 아니면 실수긴 하지만 연화를 죽였다는 죄책감에서 달아나기 위한 방어기제인가? 연화가 귀신이라 해도 문제는 마찬가지다. 연화 역시 바라는 것이 로맨스인지 진실인지 태도를 명확히 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가 로맨스인지, “아저씨는 단순 목격자일 뿐”이라 대신 거짓말 해주는 연화의 환영을 동원해 자기 위안을 꾀한 문기의 싸이코 드라마인지는 보는 이가 결정할 수밖에 없다.

주인공의 욕망이 꼭 명확해야만 한다는 법은 없다. 그러나 70분 안에 코미디, 로맨스, 미스터리를 다 넣으려는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는 일관된 정조가 없다보니 어느 대목에서 여운을 느끼면 좋을지 애매해졌다. 서로 뒷받침해줘야 할 로맨틱 코미디와 미스터리는 시너지 없이 따로 놀고, 반전을 통해 비극으로 전환되는 후반은 앞서 제시된 복선이 무색하게 뜬금없어 보인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작품은 온전히 봉태규와 박신혜의 매력에 기댄다. 봉태규는 슬랩스틱부터 담백한 생활연기까지 듬직하게 중심을 잡고, 박신혜는 특유의 발랄하면서도 애잔한 매력을 아낌없이 발산한다. 두 배우의 화학작용도 좋아 서로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들은 팬이라면 기꺼운 마음으로 즐길 법 하다. 좋은 배우의 연기를, 과욕을 부리다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 버린 작품으로 감상해야 한다는 것은 기꺼운 일이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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