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후. 취임식 직후 1시간여 기자 간담회를 진행한 박재완 신임 기획재정부 장관은 깍듯한 존댓말로 이렇게 물었다. 실·국장들이 고개를 끄덕이니 그제서야 "휴. 다행이다."라며 뒷동산에 올라 담배 두 개비를 거푸 피워 물었다.
그러면서도 '반값 등록금'엔 쉬 곳간문을 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대선·총선이 다가오지만 대통령에게든 여당에든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은 안 된다, 할 말은 하겠다"고 했다. '누구보다 대통령과 가까운 측근인데 그게 가능할까' 되물으니 "재정부 장관이면 재정부 장관 노릇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입을 앙다물었다.
◆포퓰리즘 NO "대통령·여당에도 할 말 한다"
◆반값 등록금 "허근(虛根)아닌 실근(實根) 찾아야"
'반값 등록금' 문제엔 묻기도 전에 답을 줬다. 박 장관은 굳이 "대학 등록금 부담 완화"라는 표현을 써가며 "이건 다차원의 동태적 최적화 목적함수를 푸는 것과 같아 어렵고 복잡한 문제여서 당정과 고민해 '허근(虛根)'아닌 '실근(實根)'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여론에 떠밀려 '퍼주는 정책'을 할 생각은 없다고 거듭 확인한 셈이다.
◆체감경기 "명(名)과 실(實) 부합하도록"
박 장관은 "지표 경제보다 체감 경제에 중점을 두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며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겠다고 했다. 그는 "밖에선 우리 경제를 모범사례로 극찬하지만 정작 국민들은 공감하지 않는다"면서 "명과 실이 부합하도록 정책을 펴겠다"고 했다.
◆인사원칙 "차가운 머리보다 뜨거운 가슴"
조직내 최대 관심사인 후속 인사 원칙도 밝혔다. 박 장관은 "뜨거운 가슴이 차가운 머리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일하는 자세가 가진 지식보다 중요하고, 다른 사람과의 친화력보다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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