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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10] 9와 숫자들 “전주에 가면 꼭 ‘가맥’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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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FF+10] 9와 숫자들 “전주에 가면 꼭 ‘가맥’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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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9와 숫자들. 멤버는 보컬에 송재경, 기타에 유정목, 키보드에 이용, 드럼에 유병덕이다. 올해 서른 두 살의 이용이 맏형이고, 막내 이우진(키보드)은 현재 군복무 중이다.
록밴드 그림자 궁전의 보컬이었던 송재경이 2007년에 새로 구성한 밴드다. 송재경이 오래 전부터 ‘언젠가 이 친구와 함께 음악하면 좋겠다’고 호시탐탐 노렸던 멤버들을 불러모았다. 한 마디로 공포의 외인구단이다. (웃음)
각 멤버들의 숫자는 0(유정목), 3(유병덕), 4(이용) 그리고 9(송재경)다. 고등학교 때부터 9라는 닉네임을 사용했던 송재경이 9와 숫자들을 결성하면서 나머지 멤버들에게 숫자를 하나씩 선택하라고 이야기했다. 유정목은 영화 <저수지의 개들>에 나오는 ‘미스터 블랙’이 멋있다고 생각하던 차에 ‘미스터 블랙’과 제로(0)의 이미지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0을 골랐고, 유병덕은 공연 때 관객들이 3이 잘 어울린다고 해서 결정했다. (병덕: 느낌이 삼삼하지 않나. 하하) 이용은 여자들이 의사나 변호사처럼 ‘사’자 들어가는 직업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숫자 4를 선택했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는 평소보다 편안하고 친근한 공연을 할 예정이다. 우리도 영화를 좋아하지만 평론가나 마니아에 비해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것처럼, 영화 팬들도 인디밴드를 많이 알겠지만 음악 마니아에 비해서는 좀 더 대중적인 귀를 갖고 있지 않겠나. 우리를 모르는 관객들이 올 수도 있으니, 홍대 클럽에서 공연할 때보다 좀 더 대중적인 콘셉트를 생각하고 있다.
9와 숫자들의 음악 스타일은 딱히 없다. 노래들의 핵심적인 정서를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을 열어놓은 상태라 특정한 방향이나 스타일을 추구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 노래에서 복고적인 사운드가 느껴진다면, 그건 송재경이 앨범을 만들 당시에 들었던 옛날 한국 노래 때문이다. 산울림, 시인과 촌장, 조동진, 양희은 선배님과 같은 포크계열 뮤지션의 음악을 많이 들었고, 요즘 ‘세시봉’으로 이슈가 된 이장희 선배님 음악도 많이 찾아들었다.
하지만 유정목은 산울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9와 숫자들 활동을 하면서 최근에 듣게 됐는데 확실히 옛날 음악이라 그런지 세련된 맛이 없어서 좀 심심하다. (송재경: 냉면에 비유하자면, 조미료를 넣은 냉면을 먹다가 평양냉면을 먹은 경우다. 그러니까 심심하게 느껴지는 건데, 먹다보면 또 맛있다. 하하.)
곡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가사다. 가사가 나오면 멜로디는 자연스럽게 나온다. 신내림을 받아야 가사 아이디어가 떠오르는데, 그 신도 감나무 밑에서 가만히 입 벌리고 누워 있는다고 해서 오시는 게 아니다. 항상 치열하게 뭔가를 느끼려고 감각을 열어놓고 산다.
특히 ‘연날리기’ 가사를 쓸 때 어려웠다. 내(송재경)가 정말 힘들었던 2008년 초에 만들었던 곡인데, 그 때 세상에 대해 빈정이 상했던 것 같다. 사람들은 너무 메말라있고, 삶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포기할 수도 없어서 내 감정을 노래로 썼다. 그 때 어린 시절 처음으로 연을 날렸을 때의 기분이 생각났다. 나와 연이 실로 연결되어 있는데, 그 연이 내가 쳐다볼 수 없는 높은 곳에 올라가니까 굉장히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나한테 위로가 많이 됐던 노래다. 꽉 막혔던 감정도 많이 풀렸고.
윤성호 감독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를 보면 메인 OST로 ‘말해주세요’가 나온다. 우진이가 ‘오타쿠’ 기질이 있어서 모든 사람들의 팬인데, 이 소식을 듣고는 “우오오오오!! 재경이 형은 진짜 윤성호 감독님한테 가서 기어야 돼. 완전 영광이야!”라고 방방 뛰어다녔다. 사실 그 때까지만 해도 우진이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윤성호 감독님을 잘 몰랐는데 영화를 보니까 재밌더라. 그래서 서로 트위터 팔로우를 하고, 영화 잡지 인터뷰 때문에 송재경이 윤 감독님을 처음으로 만나게 됐다. 굉장히 괴짜이신데, 그렇다고 돌발행동을 하시는 게 아니라 상식과 예의가 있는 분이라 나(송재경)랑 잘 맞았다. (웃음) 그 후 냉면집에서 몇 번 회동하다가 윤 감독님의 신작 <도약선생>의 음악작업에 참여하게 됐다. 비록 비운의 영화가 됐지만 개인적으로는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
곧 EP 앨범이 나올 예정이다. 아마 어쿠스틱한 느낌의 앨범이 될 것 같다. 원래 9와 숫자들 자체가 힘을 많이 뺀 음악을 해온 밴드지만 거기서 더 편하게 물 흘러가듯이. 1집은 송재경이 만든 앨범이었다면 이번에는 멤버들과 함께 상의해서 작업하려고 한다. 원래 계획은 5월 발매인데 5월이 벌써 코앞으로 다가왔다. 완전 큰일났다. 근데 어쿠스틱의 계절은 가을이고... 음... 또 밴드명이 9와 숫자들이니까, 9월 9일 발매는 어떨까. 으하하하.
전주에 가면 꼭 ‘가맥’을 먹고 싶다. 가게에서 파는 맥주. 전주에 사는 지인이 추천해주셨는데, 반찬도 많이 나온다고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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