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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아마추어리즘 못 벗은 경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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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지난 10일 오전 서울 태평로 2가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경제5단체장 기자간담회를 주재한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말 잘하고 싶었을 것이다.

경제5단체장이 경제 사안을 갖고 한 자리에 모여 한 목소리를 내면 무려 1년 6개월여 만이 된다. 지난해 이희범 회장의 경총 회장 취임에 이어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에 오른 허창수 회장을 전면에 내세워 뜨거운 이슈인 사내하도급과 정치권의 노사 분규 개입의 문제점을 국민적 여론으로 승화시키고픈 마음도 컸을 것이다. 관심을 받으니 의욕도 생겼을 것이다.
그런데 경총은 일주일 전 전경련측으로부터 허 회장의 불참 통보를 받았다. 사공일 한국무역협회 회장마저도 못 온다는 전달을 받았다. 김이 빠졌다.

하필 10일이 전경련 회장단 회의와 고 정주영 명예회장 10주기 추모사진전까지 열리기로 해 두 회장의 불참 소식이 미리 알려지면 관심은 뚝 떨어질 게 뻔했다.

고민을 거듭한 경총 직원들이 당일까지 이 사실을 기자들에게 알리지 말자고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수차례에 걸쳐 간담회 일정을 기자들에게 공지하면서 이 사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간담회 시작 한 시간 전에야 불참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때까지만해도 경총측은 당일에 갑자기 참석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명했다.
본지가 '네탓 공방에 빛바랜 경제 단체장 회동'이라는 기사를 내보낸 뒤 경총 홍보실 담당자로부터 전화를 받고 나서야 진실을 알게 됐다. 기사 내용을 조목조목 따지던 중 전경련의 허 회장 불참 통보 시기에 대해 질문하자 경총 관계자는 "미리 알리면 참석을 많이 안할까봐..."라며 숨긴 사실을 털어놓은 것이다.

이 회장 취임 후 경총은 뛰는 조직으로 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좋은 징조다.

이번 해프닝도 한편으로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의도라도 속이거나 숨기면 안된다. 경총은 경제5단체 중 하나요, 노사문제를 전담한다. 그런 경총이 사실을 숨겼다. 잘못이다. 아마 이 회장은 이를 몰랐을 것이다. 그는 편법을 용납하지 않는 인품의 소유자라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을 밝히면서도 경총 관계자는 끝내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여전히 경총은 '아마추어리즘에 머물러 있음을 직접 체험하니 씁쓸함만 남는다.



채명석 기자 oric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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