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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영화 부산②]고창석 "첫 주연, 심적부담 컸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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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고경석 기자]명품조연의 또 다른 이름은 '신스틸러(scene stealer)'다. 말 그대로 주연보다 더 매력적인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조연배우를 가리킨다. 고창석은 영화 '영화는 영화다' '인사동 스캔들'에서 신스틸러가 어떤 것인지 몸소 보여줬다.

두 작품에서 보여준 인상적인 연기로 고창석에 대한 러브콜도 이어졌다. '영화는 영화다' 이후 1년 만에 영화 '부산'으로 그는 당당히 주연배우로 나섰다. 연극계에서 활동하다 영화를 찍고 또 주연까지 거머쥐었으니 수입도 꽤 늘었겠거니 했지만 "연극하던 시절과 비교해서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친다.
황정민·양동근 주연의 '마지막 늑대'로 시작해 '친절한 금자씨' '괴물' '예의없는 것들' '바르게 살자' 등에서 단역으로 얼굴을 선보였고 '영화는 영화다'를 통해서 처음 주목을 받았으니 영화 경력이 그리 긴 것은 아니다. 영화만 치면 고작 5년에 불과하다.

"햇수로 치면 연극을 20년 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그중 5년은 마당극이었고 5년은 노래를 했어요. 또 이후 10년은 피지컬 시어터라고 신체연극을 했으니 정통 연극을 한 기간은 매우 짧습니다. 사실주의 연기는 영화 찍으면서 처음 했는데 당시에는 무척 힘들었습니다."

뽀글뽀글한 곱슬머리, 턱과 코 밑을 뒤덮은 수염, 매섭기도 하고 귀엽기도 한 눈매 등 고창석의 외모는 연극보다는 영화에 더 어울린다. '영화는 영화다'의 코믹한 봉감독도, '인사동 스캔들'의 연극적인 호진사 사장도 고창석이 아니었다면 '신스틸러'의 수준에 이르렀을지는 의문이다.
영화 '부산'에서 고창석은 피도 눈물도 없는 비열한 아버지 강수 역을 맡았다. 도박과 술이 인생의 전부인 백수건달에 병든 아들을 패고 돈을 빼앗기까지 하는 패륜아버지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아들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아들을 살리기 위해 생명의 위협까지 무릅쓰고 아들의 친아버지를 찾아나선다.

"이전 역할들과 많이 다르다고 이야기들 하시지만 저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아무리 나쁜 놈도 아버지는 아버지니까요. '영화는 영화다'의 봉감독이나 '인사동 스캔들'의 호진사 사장의 느낌이 조금은 있을 겁니다. 다만 '부산'의 강수는 그보다 조금 더 입체적이겠죠."


'부산'의 박지원 감독과 고창석은 오래 전부터 인연이 있던 사이다. 박지원 감독이 부산에서 독립영화 작업을 할 때부터 고창석과 친분이 있었던 것이다. 원래 '부산'에서도 강수 역으로 이야기됐던 배우가 따로 있었으나 촬영이 지연되면서 고창석이 그 자리를 대신 들어가게 됐다.

"나중에는 (김)영호 형도 첨에 제가 누구인지 몰랐답니다. 그래서 영화에 출연할 생각이 없었대요. 저는 시작할 때부터 심적으로 부담이 많았어요. 영화 중간쯤 제가 영호 형과 지하 주차장에서 부딪히는 장면이 있는데 새벽 서너시쯤 그 장면 찍고 나서 형이 '올해 들어서 널 만났다는 게 큰 성과인 것 같다'고 말해주셔서 정말 기뻤죠."

고창석이 구수한 입담으로 자신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를 이야기하는 걸 듣고 있노라면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깜빡 잊게 된다. 조금은 험상궂고 거칠게 보이지만 한두 마디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그가 지극히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고창석에게 '부산'은 뜻깊은 영화다. 자신의 고향이 제목인 영화가 첫 주연작이기 때문이다. 영화계에 발을 내디딘 지 5년 만에 주연 자리를 꿰찼지만 그는 자부심을 갖되 자만심은 버리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영화에 누를 끼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이 괜한 겸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몀품배우 고창석의 다음 작품은 최근 촬영을 마친 설경구·강동원 주연의 '용서는 없다'이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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