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 없는 아이', 與野 사각지대 막기 총력… 논의 급물살
감사원 감사 결과 '미등록 아동' 2236명
출생통보 관련법 7건 발의…보호출산제 1건
與 "관련 TF 만들고 당정협의 추진할 것"
출생 신고를 하지 않아도 의료기관에서 당국에 출생 사실을 통보하도록 하는 '출생통보제' 법제화 논의에 불이 붙었다. 감사원의 보건복지부 감사에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동 2236명이 확인됐고, 이 과정에서 영아가 살해 및 유기된 사례까지 드러나서다. 위기 산모가 익명으로 출산하는 것을 가능케 하는 '보호출산제' 논의까지 급물살을 탔다.
계류 법안 많지만… 반대 의견 이겨낼까
25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회에는 출생통보제 관련 가족관계등록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7건 계류 중이다. 지난해 3월 정부안이 발의됐고, 국민의힘에서 강민국·김미애 의원, 더불어민주당에서 강훈식·신현영·송재호·최혜영 의원이 발의했다.
이들 법안은 대부분 2021년 초반 발의됐다. 2021년에는 경북 구미에서 3세 미등록 여아가 미라 상태로 발견된 사건, 8세 미등록 여아가 친모에게 살해당한 사건 등이 잇따라 발생했다.
그런데도 법안들은 상임위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했다. 우선 의료계의 반대 의견이 있던 중 코로나19 사태로 당국과 의료계의 협의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의료계는 출생통보제 도입 시 행정 부담이 가중된다며 반대 의견을 보여왔다. 이용구 당시 법무부 차관은 2021년 2월 국회 복지위 법안소위에서 "2019년부터 법무부는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기 위해 여러 검토를 내고 TF를 운영해왔다"며 "보건복지부에서 의사업계와 협의를 하겠다고 했는데 코로나19가 당시 1차 대유행 시기가 되면서 모든 상황이 중단돼 버린 것이 지금 1년"이라고 말했다.
병원이 아닌 제3의 기관에 통보 의무를 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의료계의 반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아이를 분만한 뒤 산부인과 의사가 직접 지자체에 출생통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을 통해 분만 급여를 받는 과정을 이용하면 분만 코드를 통해 분만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의된 법안 중 신현영 의원안은 이러한 심평원 전산시스템을 활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일각에서는 출생통보제로 인해 병원에서의 출산을 기피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 때문에 대두된 것이 '보호출산제'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2020년 보호출산에 관한 특별법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 법은 지방자치단체와의 상담 등을 통해 경제적·사회적 곤경에 처한 임산부가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게 한다.
다만 보호출산제 또한 태어난 아이가 부모를 알 권리를 보장하지 못한다며 반대하는 의견이 있다. 법안에 대한 여야 이견도 이 부분에 비롯한다. 신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호출산제에 대해) 소위에서도 몇 번 토론이 됐지만, 여야의 견해차가 있어 통과되지 않고 있다'며 "유엔(UN) 아동권리협약 등 기본적으로 아동 권리에 대한 근본은 본인의 부모, 가정 안에서 양육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에 그 부분에서의 시스템이 먼저 구축된 뒤 그런데도 보호 출산이 필요한 경우 그다음으로 순차적으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6월 중 복지위·법사위서 논의될 듯
경기 수원시에서 미등록 영아 살해 및 유기 사건으로 정부여당은 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호출산제는 의료기관 출생통보제의 보완적 방안"이라며 "두 법안에 대한 논의가 빨리 돼 법제화가 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관련 TF를 만들고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밝혔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은 TF를 긴급 구성해 근본적인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당정 협의를 통해 임산부가 의료기관 밖에서 출산하는 경우의 위험을 막기 위해 보호출산제와 출생통보제의 법제화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도 법안을 발의한 의원을 중심으로 제도 추진을 촉구했다. 신현영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출생통보제 법안·사회보장급여법 조속한 통과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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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통보제와 보호출산제 관련 법안들은 이르면 이달 내 상임위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보호출산 특별법이 회부된 복지위 1소위는 오는 27일 열리지만, 아직 상정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았다. 출생통보제는 오는 29일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 전 소위 일정을 정해 논의될 수 있다. 법사위 관계자는 "아직 상정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상정에 대해) 돌아오는 주에 논의해보자는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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