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삼성파업 앞두고 노동정책 시험대...중노위 "노사 오늘부터 사후조정"
노사 세종청사 중노위서 2차 조정회의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사흘 앞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을 재개하면서 이재명 정부 노동정책이 출범 후 첫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여부와 정부 대응 방향에 따라 향후 이재명 정부 노동정책 기조에도 적잖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부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2차 사후조정 회의를 재개한다. 이번 사후조정은 총파업 돌입 전 사실상 마지막 협상으로 여겨진다. 노조는 교섭이 최종 결렬될 경우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했다.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정부도 회의 하루 전 긴급조정권 카드를 공식화하면서 긴장감은 한층 커졌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전날 대국민 담화에서 "파업으로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될 경우 긴급조정을 포함한 가능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23일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 공익사업 또는 국민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제도다. 발동 시 즉시 30일간 파업이 금지되며 중노위 조정 절차가 진행된다. 사실상 헌법상 단체행동권을 제한하는 초강수 조치다.
정부가 공식 석상에서 긴급조정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삼성전자 파업 국면이 처음이다. 그동안 재계와 보수 진영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국가경제 비중을 고려해 긴급조정 필요성을 제기해왔지만, 노동부는 줄곧 대화와 중재를 우선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실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최근까지도 공개 석상에서 "대화가 절실하다"며 신중론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대국민 담화에는 노동부 장관이 직접 배석하며 정부 대응 기조 변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노동계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를 이재명 정부 노동정책의 첫 '변곡점'이 될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노동존중'을 핵심 기조로 내세웠다. 소년공 출신 경험을 강조하며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된 친노동 정책을 약속했고, 노조법 2·3조 개정 추진 등 노동권 확대 의지도 드러냈다.
하지만 정부 안팎에선 이번 삼성전자 파업은 노동 친화 기조만으로 풀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매출만 330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급망과 수출 비중을 고려하면 생산 차질이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정부 입장에서는 노동권 보장 원칙과 국민경제 안정이라는 두 목표가 정면충돌하는 셈이다.
다만 긴급조정권 실제 발동까지 이어질 가능성에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긴급조정권은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이후 사실상 사문화됐다. 제조업 분야에서는 1993년 현대자동차 총파업 사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항공·철도·의료처럼 국민 생명과 직결된 공익사업이 아니다. 단순히 경제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파업권을 제한할 경우 향후 자동차·조선·배터리 등 국가전략산업 전반으로 확대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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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언을 압박 카드로 활용해 교섭 타결을 유도하려는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사측은 노조 요구였던 교섭대표 교체를 수용했고 노조도 일부 양보에 나서며 대화 여지를 남겼다. 김 장관은 전날 삼성전자 경영진과 만나 "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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