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월드]"1.2억원 쓰면 이 것도 가능"…백화점 VIP 혜택은?
발렛파킹 넘어 여행·미식까지
백화점 VIP 전략 ‘초개인화’ 진화
VVIP 락인…쇼핑 밖으로 확장된 프리미엄 경험
롯데백화점은 자사 VIP 에비뉴엘 고객대상으로 국내 럭셔리 리조트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에서의 숙박 및 코스 요리 등으로 구성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코스모스 울릉도 빌라 쏘메 전경.
1박에 200만원에 달하는 울릉도 럭셔리 리조트에서 일식 고수 정호영 쉐프의 프라이빗 코스요리와 백화점 소믈리에가 추천한 와인페어링이 곁들여진다. 이어 BMW 자동차를 타고 섬 곳곳을 누비는 럭셔리 여행상품은 롯데백화점 VIP 고객 전용 프로그램이다.
국내 백화점 업계의 'VIP 제도'가 진화하고 있다. 그동안 발레파킹과 전용 라운지, 할인쿠폰 등 '백화점 안 서비스'에서 여행과 미식, 문화, 자산관리까지 아우르는 '초개인화 경험'으로 확장 중이다. '매우 중요한 고객(Very Important Person)'이라는 명칭처럼 백화점 업계 '큰 손'인 만큼 최상위 고객층을 더 세분화하며 '더 적은 고객에게 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17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초 VIP 고객 프로그램 '에비뉴엘'을 전면 개편했다. 롯데백화점은 고객 등급에 따라 '에비뉴엘 포인트'를 제공하는데, 그동안 포인트는 쇼핑이나 호텔 예약 등에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편한 '에비뉴엘 큐레이션'은 ▲스테이(STAY) ▲퀴진(CUISINE) ▲라이프(LIFE) ▲웰니스(WELLNESS) ▲스토어(STORE) ▲채리티(CHARITY) 등 6개 카테고리로 구성해 미식, 라이프, 웰니스 등 하이엔드 콘텐츠 중심으로 경험소비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포인트를 활용해 럭셔리 호텔, 파인다이닝, 골프 및 레저, 프리미엄 쇼핑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선택지를 대폭 확대했다.
롯데백화점은 자사 VIP인 에비뉴엘 고객들만을 대상으로 시그니엘 서울과 협업해 미쉐린 3스타 셰프인 야릭 알레노의 갈라디너를 시그니엘 서울 스테이(사진)에서 진행했다.
원본보기 아이콘롯데백화점, 고객 탄생화 그려주고 골드카드까지 증정
실제로 지난달 롯데백화점은 '에비뉴엘 큐레이션' 미식 프로그램으로 시그니엘과 함께 미쉐린 3스타 셰프 '야릭 알레노' 갈라 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야릭 알레노' 셰프의 갈라 디너는 신청받은지 5일만에 전 좌석이 모두 마감되며 뜨거운 고객 반응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반응에 힘입어 VIP 고객들만을 위한 다양한 경험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롯데백화점은 SC제일은행과 연계해 에비뉴엘(롯데백화점 VIP) 고객을 대상으로한 자산관리 및 금융컨설팅, 세계 100대 명문 승마 아카데미로 평가 받는 '스티븐 승마클럽'과 연계한 프라이빗 클래스, KPGA투어 박경준 프로의 원포인트 골프 레슨, 남성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바버샵, 다도 및 명상 체험 등도 제공한다.
최상위 등급인 에비뉴엘 블랙 고객을 위한 전용 서비스도 한층 강화했다. 전문 아티스트가 고객 월별 탄생화를 핸드 드로잉으로 표현한 맞춤형 기프트 제공, 만찬과 공연이 결합된 문화 초대 혜택도 새롭게 선보인다. 에비뉴엘 블랙은 777명으로 제한한 최상위 VIP 등급으로, '블랙 777' 엠블럼을 적용한 골드카드도 증정한다.
"1초도 아깝다"…신세계 VIP, 샤넬·루이비통 매장 무사통과
신세계백화점 역시 여행 콘텐츠를 VIP 전략과 결합하고 있다. 럭셔리 여행 서비스 '비아신세계'를 통해 프리미엄 여행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데, 일반 고객도 이용 가능하지만 이용 금액 전액을 백화점 구매 실적으로 인정해준다. 또 최상위 VIP 대상 프라이빗 멤버십 'The THINKER'S TABLE'을 런칭해 국내 최고 석학 및 멘토들과 함께 식사하며 지적 커뮤니티 모임에 초대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 및 우리은행과 제휴한 VIP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 등 고객의 소비 경험을 백화점 생태계 안으로 끌어들이는 전략인 셈이다.
특히 신세계백화점의 최상위 VIP 등급인 트리니티의 경우 999명 한정으로 운영되는데, 샤넬과 루이비통 매장을 대기없이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어 백화점 VIP 중에서도 "진짜 상위 0.1%를 위한 전용혜택" 이라고 언급될 정도다. 샤넬과 루이비통은 브랜드 자체 정책이 엄격해 백화점 VIP라도 혜택 적용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고객이 샤넬이나 루이비통 매장을 이용할 경우엔 현장에서 웨이팅을 등록해야하는데, 트리니티의 경우 별도 예약을 통해 VIP 전용 입장 동선을 따라 대기없이 시간대와 관계없이 우선입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신세계백화점의 최상위 VIP 등급인 트리니티의 경우 전국 점포 무제한 주차 및 별도 주차구역 제공, 발렛파킹, 우선 출차 서비스 등은 물론이고 백화점 휴무일에 열리는 비공개 프라이빗 행사 초청, 일부 럭셔리 브랜드 프라이빗 쇼핑 등 제공된다. '백화점 안의 또 다른 백화점'을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센텀시티점의 경우 일반 VIP는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야하지만, 트리니티 고객의 경우 지상에서 바로 발레파킹을 맡기는 별도 동선이 있다. VIP고객은 일반 고객과 완전히 분리해주는 것이다.
명품 쇼퍼부터 신라호텔 프라이빗 파티 초청
현대백화점도 VIP만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고객 락인(lock-in)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기존 최고 등급인 '쟈스민 블랙'의 상위 등급으로 '쟈스민 시그니처'를 신설하면서 전 지점 발레파킹 우선 출차 등 차별화된 혜택과 명품 컨시어지 서비스·전용 콘텐츠·프라이빗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3년부터 신라호텔에서 VIP 고객 600여명을 초청해 '프라이빗 파티'를 진행중이다. 올해는 봄 시즌에 어울리는 플라워 모티브의 갈라 런치 및 디저트 코스 요리를 선보였다. 또 VIP 고객 한정 공기정화식물, 난 등을 집으로 보내주는 '반려식물 정기 배송', '플라워 정기배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VIP 고객의 쇼핑 편의 향상을 위해 퍼스널쇼퍼가 직접 동행해 스타일링 제안, 맞춤형 상품 정보 제공 등 '명품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있다. 단, 이는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서만 운영 중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체험형 콘텐츠도 강화하고 있다. 골프라운딩과 호텔 숙박이 포함된 1박2일 일정의 여행프로그램 및 해외 호텔숙박권 제공, 프리미엄 호텔에서 위스키 시음 및 위스키 페어링 디너코스 프로그램도 운영중이다. 태국, 일본, 싱가포르, 마카오 등 해외 제휴 백화점에서도 똑같이 라운지 이용, 할인, 퍼스널 쇼퍼 서비스 등 VIP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올 하반기부터는 최상위 VIP 전용 라운지를 선보여 맞춤형 프리미엄 서비스를 한층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백화점들이 VIP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로는 VIP 고객들이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최근 3년간 VIP 매출 비중은 2023년 41%에서 2024년 45%, 2025년 46%로 꾸준히 늘었다. 신세계백화점도 2023년 44.1%에서 2024년 25.3%, 2025년 47%로 증가, 현대백화점 역시 2023년 41%에서 2024년 43%, 2025년 46%로 높아졌다.
백화점들이 초프리미엄 경험에 공을 들이는 배경으로는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감도 자리잡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 가격경쟁력과 편의성을 앞세우는 상황에서, 오프라인만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화 요소로 '경험'이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단순 상품 판매만으로는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워지면서, VIP 고객을 중심으로 한 체류형 및 체험형 콘텐츠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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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최근 VIP전략은 단순 혜택 보다는 고객 취향과 시간을 점유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희소성 있는 경험과 차별화된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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