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가성비는 끝났다"…일본 갈 때 4인 가족 출국세만 11만원
7월부터 국제관광여객세 1000엔→3000엔
오버투어리즘에 이중가격제도 확산
히메지성·교토도 관광객 요금 인상 흐름
올여름부터 일본 여행의 체감 비용이 더 커진다. 일본 정부가 7월 1일부터 일본을 떠나는 국제선 항공·선박 이용객에게 부과하는 국제관광여객세를 현행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세 배 올리기 때문이다.
17일 관광업계에 따르면 엔저와 가까운 거리 덕분에 '가성비 여행지'로 꼽혀온 일본이 관광객 급증에 따른 비용을 여행객에게 더 부담시키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국제관광여객세는 일본에서 항공기나 선박으로 출국하는 사람에게 부과되는 세금이다. 일본인과 외국인을 구분하지 않지만, 일본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세금은 항공권이나 승선권 가격에 포함돼 징수된다.
세율이 3000엔으로 오르면 4인 가족 기준 출국세만 1만2000엔, 한화로 약 11만원 안팎이 된다. 현재 세율 기준 부담액의 세 배다. 다만 6월 30일까지 발권한 일정 항공권이나 승선권에는 출국일이 7월 이후라도 기존 세율 1000엔이 적용된다. 만 2세 미만 영유아는 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일본 정부는 인상 명분으로 여행 환경 개선과 관광 정보 접근성 확대, 지역 관광자원 정비 등을 내세웠다. 관광객이 몰리며 교통 혼잡과 생활권 침해, 질서 문제가 커진 만큼 혼잡 완화와 관광 인프라 확충에 재원을 쓰겠다는 취지다. 일본 관광청의 2026년도 예산 자료에는 국제관광여객세 재원 1300억엔이 반영됐다.
배경에는 방일 관광객 급증이 있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2025년 방일 외국인 수는 4268만3600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2024년 3687만148명보다 15.8% 늘어난 수치다. 관광객 증가는 일본 경제에 도움이 됐지만, 도쿄·오사카·교토 등 인기 지역에서는 교통 혼잡과 생활 불편을 키우는 요인으로도 작용했다.
세금 인상과 함께 현지 주민과 외부 방문객에게 다른 요금을 매기는 '이중가격제'도 확산되고 있다. 대표 사례는 효고현 히메지성이다. 히메지시는 3월 1일부터 히메지성 입장료를 개편해 18세 이상 기준 시민에게는 1000엔, 비거주자에게는 2500엔을 받고 있다. 시는 성의 유지 관리와 보존 정비, 역사문화 공간 조성 등에 필요한 비용을 반영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교토 역시 관광객 부담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시영버스 요금을 시민과 외부 방문객에게 다르게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됐고, 숙박세 인상도 오버투어리즘 대응책으로 추진되고 있다.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일수록 '많이 오게 하는 정책'에서 '비용을 부담시키고 흐름을 관리하는 정책'으로 방향을 바꾸는 흐름이다.
출국세 인상만으로 일본 여행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3000엔은 장거리 항공권 가격과 비교하면 큰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일본을 자주 찾는 단기 여행객에게는 체감 부담이 다르다. 항공권과 숙박비, 현지 교통비가 이미 오른 상황에서 세금과 관광지 요금까지 더해지면 '가깝고 싼 일본'이라는 인식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일본 여행 비용의 변화는 단순한 세금 인상 문제가 아니다. 일본 관광정책이 외국인을 더 많이 끌어들이는 단계에서, 몰려든 관광객에게 혼잡과 보전 비용을 나눠 부담시키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는 신호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관광업계 전문가는 "올여름 일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항공권 가격뿐 아니라 출국세 적용 시점과 현지 관광지 요금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