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등엔 엄격한 기준 적용돼
정부 대표단 선물·출입증·임시 폰 폐기

미·중 정상회담을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에 오르기 전 중국 측으로부터 받은 기념품 등 모든 물품을 폐기했다고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을 떠나기 전 전용기(에어포스원)에 올라 중국 측 환송 인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을 떠나기 전 전용기(에어포스원)에 올라 중국 측 환송 인사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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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에밀리 구딘 미 뉴욕포스트 백악관 출입 기자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비행기 이륙 직전 글을 올렸다. 구딘은 "미국 측 실무팀은 중국 관리들이 나눠준 출입증, 백악관 직원들이 지급한 임시 휴대전화, 대표단 배지 등 모든 물품을 에어포스원 탑승 전 수거해 계단 아래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중국에서 온 물품은 어떤 것도 비행기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이는 정보 유출과 감청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해석된다. 미 정부가 외국에서 받은 물품을 전량 수거한 뒤 미국 영공에 들어가기 전 폐기 처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이나 러시아 등의 국가를 방문할 때는 거의 '표준 절차'에 가깝다고 전해진다. 이번 중국 방문 시에도 백악관은 '버너폰'(burner phone·식별 불가능한 임시 전화번호를 제공하는 일회용 전화기)라고 불리는 임시 휴대폰을 지급했으며, 이와 함께 임시 출입증·기념 배지 등 사소한 물품까지 모두 수거해 전용기 이륙 전 폐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 대표단이 전용기(에어포스원) 밑에 쓰레기통에 선물을 버리고 있다. 사우디익스팻 인스타그램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 대표단이 전용기(에어포스원) 밑에 쓰레기통에 선물을 버리고 있다. 사우디익스팻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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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 영토에 머무는 동안 개인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사용은 제한되며 개인 정보나 클라우드 연동이 안 된 '클린 디바이스(보안용 초기화 기기)'만 사용할 수 있다. 공공 와이파이나 충전 포트 사용도 상황에 따라 엄격히 제한된다. USB 충전선 자체에 해킹 칩이 심겨 있을 가능성을 우려해 사전 검증된 보조 배터리와 전용 케이블을 사용한다.

뉴욕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조차 중국 방문 기간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SNS의 게시물 수가 방중 기간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로 추정하고 있다.


백악관 직원들의 개인 기기는 GPS(위치정보시스템)·와이파이·블루투스·RFID(전자태그로 불리는 무선식별 시스템)를 포함한 모든 신호를 차단하는 패러데이 백(Faraday bags)에 넣어 에어포스원에 보관했다. 주요 내용도 디지털 파일 대신 종이 문서 형태로 공유됐다. 폭스뉴스는 방중단 내부에서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는 말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방문 국가로부터 받은 선물이나 물품에 추적·도청 장치를 숨겨 상대국을 감시하려는 정보기관의 수법은 오랫동안 이어져 왔다. 냉전 시기 벌어진 '더 싱'(The Thing) 사건이 대표적이다. 1945년 당시 구소련의 한 어린이 단체가 주소련 미국대사에게 '우정의 증표'라며 미국 국장 독수리 문양의 목조 조각상을 선물했는데, 이는 실은 전원도 필요 없는 정교한 도청 장치라는 사실이 무려 7년이 지난 뒤에야 밝혀졌다. 최근에는 2023년 베이징 주재 영국대사관 한 직원이 중국 측 관계자로부터 선물 받은 찻주전자에서 도청 의심 장치가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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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지난해 미 연방수사국(FBI)은 중국과 연계된 해커 집단 '솔트 타이푼'(Salt Typhoon)이 전 세계 80여개국 이상에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귀국길에서 취재진이 "중국이 미국에서 벌인 사이버 공격이나 중국 국가안전부(MSS)에 관해 이야기했느냐"라고 질문하자 "시진핑 주석은 우리(미국)가 중국에서 행한 공격에 관해 이야기했다. 알다시피 그들이 하는 첩보 활동을 우리도 한다"라고 말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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