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갑질’ 브로드컴 동의의결안 기각…공정위 글로벌 빅테크 갑질 제동
7일 전원회의서 브로드컴 최종 동의의결안 기각
공정거래위원회는 브로드컴의 거래상지위 남용 건과 관련한 최종 동의의결안을 기각하고 제재 절차를 다시 진행하기로 했다고 13일 밝혔다. 독점력을 남용하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감시가 강화되는 흐름이다. 앞서 공정위는 퀄컴에 1조원대 과징금을 부과했고, 구글에 대해서도 42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지난 7일 개최된 전원회의에서 브로드컴의 최종 동의의결안이 인용요건을 충족하지 않았다고 보고, 최종 기각하기로 결정했다. 거래상대방인 삼성전자가 시정방안에 대해 수긍하지 않는 점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동의의결을 인용하려면 피해를 받은 기업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브로드컴이 제시한 최종 동의의결안에는 삼성전자에 대한 피해 회복 조치가 부족했다고 판단했다. (관련기사: [단독]'삼성 갑질' 브로드컴 동의의결 공정위 5월 결론)
"삼성전자 반대의견에...브로드컴은 개선 의지도 없어"
공정위는 “동의의결 심의과정에서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에 대한 피해보상과 기술지원 확대 등 위원들의 제안사항에 대해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기 때문에 기각을 결정했다”며 “최종 동의의결안의 시정방안이 개시 결정 당시 평가했던 브로드컴의 개선·보완 의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브로드컴이 마련한 동의의결안에는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200억원 규모의 중소사업자 지원 조치와 삼성전자에 대한 품질보증·지원확대 등이 담겼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이런 방안이 충분하지 않다고 봤다.
공정위에 따르면 브로드컴은 삼성전자를 대상으로 스마트기기 부품공급 관련 장기계약(Long Term Agreement, ‘LTA’) 체결을 강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LT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3년간 브로드컴의 스마트기기 부품을 매년 7억6000만 달러(약9757억원)이상 구매하고, 실제 구매 금액이 이에 미달하는 경우 그 차액만큼을 브로드컴에게 배상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정위가 LTA 강제체결 혐의와 관련, 공정거래법상 거래상지위 남용을 적용해 심사하고 있던 중에 브로드컴이 동의의결 개시를 신청했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26일과 31일 2차례 전원회의를 개최하여 브로드컴이 동의의결 개시신청 당시 제출한 시정방안에 대한 브로드컴의 개선·보완 의지를 확인하고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하기로 결정했었다. 그러나 동의의결이 기각됨에 따라 브로드컴에 제재 절차가 재개된다. 공정위는 조속하게 전원회의를 개최해 브로드컴의 제재 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심의를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공정위 '불공정' '빅테크 플랫폼' 규제 강화 흐름..퀄컴과 브로드컴, 구글 다음은?
독점력을 남용하는 빅테크 기업에 대한 공정위의 감시가 강화되는 추세다. 한기정 공정위원장은 올해 1월 새해 업무 추진계획을 보고하면서 반도체·앱마켓 등 디지털 시장의 독점력 남용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하면서 중점 점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반도체 시장의 경쟁압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브로드컴 동의의결 과정에서 설득력 있는 결과를 도출해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지난해 송년 기자간담회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사업자들을 노골적으로 배제하는 반시장적인 행위를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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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공정위는 구글이 구글플레이에서의 유리한 게임 노출 등 조건을 내걸어 국내 게임사의 원스토어 출시를 막은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21억원을 부과했다.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지 7년만의 결과였다. 공정위는 지난 2017년에는 퀄컴이 경쟁 모뎀 칩셋 제조사, 휴대폰 제조사의 사업 활동을 방해한 혐의를 적발해 과징금 1조311억원을 부과했다. 퀄컴은 공정위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달 대법원은 공정위의 과징금 처분이 적법하다며 공정위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지난달에는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하기도 했다. 공정위는 '반도체 산업 실태조사 연구' 용역을 발주하면서 "반도체 시장을 선점한 소수 사업자의 경쟁 제한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검토할 주요 불공정행위 유형으로 신규 사업자 진입 제한, 경쟁사업자 배제, 부당한 거래 거절, 가격·거래조건 등 차별적 취급,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구입 강제 등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불공정행위 혐의로 잇단 조사를 받아온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보고 퀄컴, 브로드컴에 이은 '타깃'이 어디를 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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