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일 '친일 국방' 공세 왜?…與·野 대립 '점입가경'
李 한·미·일 합동 훈련 '친일 국방' 강경 모드에
반박하던 정진석 "조선-日 전쟁 안 해" 발언 파장
"野, 지지층 결집시키려는 의도" "鄭, 단정적 발언 부적절"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여야가 한·미·일 합동 훈련을 놓고 때아닌 '색깔론'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 자위대를 군대로 인정하는 행위"라며 '친일' 공세를 펴자, 국민의힘은 "서울에 인공기는 걸려도 괜찮냐"며 '종북' 공세로 맞섰다. 이런 가운데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발언해 파장이 일었다.
논쟁의 발단은 최근 동해 공해상에서 이뤄진 한·미·일 합동 훈련이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지난 7일 "굴욕외교에 이은 극단적 친일 국방"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데 이어 10일에는 "우리 국민이 용인할 수 없는 자위대가 한반도에 침투하고, 욱일승천기가 다시 한반도에 걸리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은 즉각 '반일 갈등 조장' '극단적 친북 행위'라고 반박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서는 군사훈련임을 뻔히 알면서도, 김정은에게는 말 한마디 못 하면서, '자유연대'의 군사 훈련을 트집 잡는 저의는 뭘까"라고 반문했고, 성일종 정책위의장은 "한반도에 인공기는 걸려도 되는 것이냐. 지금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극단적인 친일이 아니라 극단적인 친북"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정 비대위원장은 '일본과 조선이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발언해 친일 논란은 '식민사관' 논란으로 번졌다. 정 비대위원장은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 일본은 조선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정 위원장은 "(조선이)전쟁 한번 못하고, 힘도 못 써보고 나라를 빼앗겼다는 얘기"라며 "이런 얘기 했다고 나를 친일, 식민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공격한다. 논평의 본질을 왜곡하고 호도한다"고 기존 주장을 거두지 않았다.
야당의 친일 공세에 여당이 종북 공세로 맞받으면서 여야 대치가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이재명 대표는 12일 최고위원 회의에서도 "(일본은)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면서 군사적 도발뿐만 아니라 경제침탈까지 하는 현실"이라며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에 대해서는 진지한 성찰과 반성이 있어야 한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친일 공세를 펴는 것을 두고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의 잇따른 도발로 안보 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민주당이 안보 이슈를 선점하고 친일 공세로 지지층 결집을 노린다는 해석이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안보 심리가 자극되면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했다는 분석이 나왔는데, 이 대표의 공세는 이런 지지율 반등 기회를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친일 국방' 주장은)민주당의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친일이라는 프레임을 민주당 진영에서 보수 우파 정권을 공격하는데 전가의 보도처럼 계속 사용해 왔다. 그것의 연장선"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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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야당 공세에 대한 여당의 대응 역시 논란을 초래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미·일 군사 훈련은 긍정적인 측면, 부정적인 측면을 모두 갖고 있다. 무조건 '해야 한다, 하지 말아야 한다'고 할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하게 됐으니 이제 그 이후에 파생될 여러 문제에 대한 논의와 대응을 해야 하는 것"이라며 "정 비대위원장의 '일본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단정적 발언은 여당 대표, 국회 부의장으로서의 위상을 생각한다면 피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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