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유례없는 폭우로 인한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충북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세종시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회식과 단체모임 등을 자제하고 있다. 전국에서 산사태와 침수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단체 회식 등 모임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번 참사 현장은 정부세종청사로 출퇴근 시 평소 이용이 잦은 곳으로 청사 내 공무원들의 충격은 더 큰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관가에 따르면 국무조정실은 최근 각 부처에 수해복구 및 휴가철 공직기강 확립과 관련해 지나친 음주나 소란을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폭우로 인한 피해 확산이 전국에서 지속되는 만큼 공직사회에서 자칫 구설에 오를 수 있는 언행과 행동을 최대한 삼가 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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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참석차 인도를 방문 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현지에서 직원들에게 음주 자제를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추 부총리가 폭우 피해로 인한 엄중한 상황을 고려해 가급적 음주 등을 절제해줄 것을 권유했고, 간부들 역시 대부분 저녁 일정을 미루거나 취소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수해 관리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전국에서 발생한 침수 피해로 예정된 주요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연일 수해 복구를 위한 야근과 밤샘 근무에 돌입했다. 당초 계획한 여름휴가도 사실상 반납한 공무원도 있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내부는 어느 때보다 숙연한 분위기다. 오송 참사 희생자 중에는 부서 직원의 가족도 있기 때문이다.

[관가 in]오송 참사에 '음주자제령' 내려진 세종청사 원본보기 아이콘

각 부처가 이처럼 숨죽이는 이유는 대형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공직 사회에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는 상황을 되풀이하면서다.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일에도 현장을 방문한 충북도 한 고위 공무원의 미소 짓는 모습이 방송을 통해 공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앞서 2014년 세월호 사고 당시 가장 많은 희생자를 기록한 경기지역 내 공무원 100여명이 해외연수를 강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추모 분위기 속에서 유럽과 동남아시아 등 연수를 진행한 게 적절한 지 여부를 놓고 비판 여론이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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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이 이렇다 보니 청사 인근 식당은 예전과 다르게 한산한 분위기다. 일부 업소는 줄어든 손님으로 당초 영업시간보다 빠르게 문을 닫는 곳도 있었다. 한 부처 공무원은 "특히 이번 오송 지하차도 참사는 나도 희생자가 될 수 있었다는 생각에 내부에서 받은 충격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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