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주도권 쥐자'…EU, 한국 등 AI 규제 동참 요구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규제를 마련하기 위해 속도전에 돌입한 유럽연합(EU)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동참을 유도하고 나섰다. 미국, 중국 등이 AI 주도권 경쟁에 나선 가운데 미국을 견제하고 유럽에 유리하게 관련 논의를 주도하려는 속내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8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EU와 회원국은 AI 규제 도입을 앞두고 최근 한국을 포함한 인도, 일본, 싱가포르, 필리핀 등 아시아 10여개국에 당국자를 파견했다.
유럽 의회는 지난달 세계 최초 AI 규제안을 통과시켰는데 이와 관련해 각국에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필요성을 설득하고자 나서게 됐다. 특히 미 빅테크 등이 AI 분야를 선도하는 가운데 후발주자로서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고, EU 주도로 규제 체계를 수립해 관련 논의를 끌어나가겠다는 계산이 깔렸다. 앞서 EU는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수준의 개인정보 보호법인 일반정보보호법(GDPR)을 발효, 국제사회에서 관련 논의를 주도했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아시아 각국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의 한 관계자는 AI·반도체 산업 논의를 위해 찾아온 티에리 브르통 EU 역내시장 담당 집행위원과 만난 후 "EU와 규제에 대해 계속 논의하겠지만 주요 7개국(G7)에서 무엇이 진행되는지에 더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G7은 지난 5월 일본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히로시마 AI 프로세스’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AI 통제와 관련한 국제 규범의 틀을 만들기 위한 논의체다.
AI에 대한 규제 보다는 기술 발전에 무게를 두는 국가들도 있다. 일본은 EU보다 완화된 AI 규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싱가포르는 규제보다 기술 발전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필리핀 등 동남아 국가도 자체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브르통 집행위원은 이와 관련해 한 외신에 "우리는 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다"며 "서로의 거리가 그리 멀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U는 한국, 일본, 싱가포르 등 디지털 파트너십을 체결한 국가들과 AI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앞서 EU 입법기구인 유럽의회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AI 규제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챗GPT 등 생성형 AI를 운영하는 기업들은 위험성 판단 평가를 받아야 한다. AI 챗봇이 불법적인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도 갖는다. 또 생성형 AI가 제작한 콘텐츠란 사실을 알리고 AI가 학습한 데이터의 저작권도 공개해야 한다. 올해 연말께 입법 최종 관문인 EU 집행위원회·이사회가 참여하는 3자 협상이 가결되면 2026년부터 이 법안은 시행된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