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제·안보·정치 관통한 '정상화' 의미(종합)
"尹, 말로는 협치…정적 죽이기 골몰"
"국정기조 전면 전환, 민생경제 돌봐야"
"제왕적 대통령제 극복…4년 중임제로 개헌"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박준이 기자] 당대표 취임 138일 만에 첫 정식 기자간담회를 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동안의 밀렸던 발언을 쏟아내듯 토로한 작심 발언에는 많은 핵심어가 있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단어는 비정상의 '정상화'였다. '민생경제 회복·윤석열 정부의 실정 및 야당 말살 중단·국민을 위한 정치로의 회복' 등 크게 세 가지 부분에서 힘을 준 이 대표는 경제, 외교, 정치 등의 분야에 걸쳐 윤 정부의 실정과 무능을 비판하고 정상으로의 회복을 강조했다.
특히 현 정부의 정치를 '분열·분노의 정치'라고 규정지으며 '정치복원'에 힘쓰겠다고 언급해 올해 본격화될 '사법 정국'에서의 강경한 맞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민생경제 회복…"국정기조 전면 전환해야"
12일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에 안보 참사까지 더해지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전면화되고 있다"면서 가장 먼저 불안한 민생경제를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3대 해결책으로 ▲30조원 규모의 ‘긴급 민생 계획’ ▲경제라인을 포함한 내각 개편 ▲범국가 비상 경제 회의 구성 등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위기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지금, 국가는 사회적 약자와 서민을 두텁게 보호하고 공정한 고통 분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정부 대책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초대기업·초부자에 대한 특권 감세와 다주택자들의 ‘부동산 쇼핑’ 조장에만 골몰"이라면서 "미래를 좀먹는 잘못된 처방이고 자충수다. 지금 즉시 국정 기조를 전면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북한 무인기 사태로 불거진 안보 문제를 대표적인 실정으로 들며 윤 정부를 압박했다. 이 대표는 "안보 무능을 감추기 위한 대통령의 위험천만한 ‘말 폭탄’으로 국민 불안과 시장 혼란만 증폭됐다"면서 "이러다가 무슨 일이 나는 것 아닌가 하는 국민 우려가 매우 크다"고 꼬집었다.
또한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을 질타하면서 "실종된 정치 복원에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소위 3대 개혁도 검찰의 영장 집행처럼 우격다짐으로 밀어붙이다가는 거센 저항만 야기하게 될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다짐했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일침했다. 이어 "저는 이미 여러 차례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 지금도 유효하다"면서 재차 영수 회담을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 및 야당 말살 중단…실종된 정치도 복원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지 이틀 만에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는 윤 정부의 ‘정치검찰’을 비판하는 한편 향후 벌어질 사법 정국에서 이 대표 본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듯 강경 발언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국정을 정상화해야 한다"면서 "야당 말살 책동 또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그동안 정부는 말로는 ‘협치’를 내세우면서 권력기관을 동원한 야당파괴, 정적 죽이기에 골몰했다"며 "집권 이후 8개월이 넘도록 야당 대표와 대화하지 않은 유일한 정부라는 지탄까지 받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4년 중임' 개헌 제시
이와 함께 이 대표는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바꿔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고,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지역주의를 타파한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편 등을 정치개혁 과제로 제안했다.
이 대표는 "올해는 선거가 없다. 개헌을 논의하기에 적기"라면서 국회 헌법 개정 특별위원회 구성과 2024년 총선에서 국민투표 실시 등도 제시했다. 그는 "정치는 국민의 삶을 더 낫게 만들고 국가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할 때만 존재 이유가 있다"면서 "처음 국민에게 부름을 받았을 때의 초심을 다시 되새긴다. 국민과 역사를 믿고 어떤 불의에도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강조했다.
"불체포특권 포기? 경찰복 입고 강도 행각이 상황 달라져"
이날 이 대표는 기자간담회가 끝난 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본인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제출될 경우,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을지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경찰이 적법하게 권한을 행사한다면 당연히 수용하겠지만, 경찰복을 입고 강도 행각을 벌인다면 상황이 다르기에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화 이후에 검찰이 수사권·기소권을 이런 식으로 남용한 사례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검찰이 권력의 하수인이 돼서 부당한 권력을 도와주면서도 검찰 그 자체가 권력이 됐다"며 "수사·기소권을 그야말로 남용하는, 수사하는 게 아니라 정치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해달라”고 답했다.
지난 10일 성남 FC 후원금 의혹으로 12시간가량 검찰의 소환조사를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부당한 처사이지만 검찰의 소환 요구에 당당히 임했다. 잘못한 일이 없기 때문에 조사에 임했지만, 검찰의 이러한 요구는 매우 부당하고 옳지 않은 처사"라며 다시 한번 검찰 수사를 강력히 비판했다.
민주당에서 당론으로 추진하는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제도 도입 법안과 관련해서는 본인의 검찰 수사와 동일선상에서 연관 지어 볼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과 이재명 사법 리스크)두 사안을 연관 짓는 건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저에 대한 검찰의 정치적 공격은 없는 사실을 지어내서 이미 경찰이 했던 수년간 수사에도 아무런 혐의를 찾지 못해 무혐의 처분됐던 것을 억지로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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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김 여사는 명백한 증거가 너무 많이 드러나 연관시킬 사안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두 가지가 연관 있는 것처럼 만드는 것은 사실상 공평하지 못한 판단이다. 관계없는 것을 관계지으면 제가 좀 억울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언론에서 '이재명 사법 리스크'라고 언급되는 것에 대해선 "가급적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라고 말씀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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