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안동서 다시 만나는 韓日 정상…靑 "국빈 준해 예우"
'고향 답방'으로 셔틀외교 확장…나라현 회담 넉 달 만에 재회
李대통령-다카이치, 세번째 정상회담…공동언론발표도
안동찜닭·갈비 등 수운잡방 요리로 만찬
수운잡방·선유줄불놀이로 문화외교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19일 경북 안동에서 국빈에 준하는 예우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맞아 정상회담을 하고 만찬을 함께한다. 지난 1월 13일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일본 나라현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4개월 만에 이 대통령의 고향 안동에서 다시 만나는 일정으로 두 정상의 만남은 이번까지 세 번째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7일 서면 브리핑에서 "이번 만남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인 나라현 방문에 대한 이 대통령의 고향 안동으로의 답방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양국 정상 간 돈독한 신뢰와 우의를 더욱 깊게 다지는 뜻깊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방한은 한일 관계가 정상 간 빈번한 소통을 통해 관리되는 국면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 과거사와 안보, 경제협력 등 민감한 현안이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은 공식 회담과 친교 일정을 결합해 관계 개선의 동력을 이어가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나라현과 안동을 잇는 '고향 외교'는 양국 관계를 정부 간 현안 조율에만 묶어두지 않고 정서적 교류의 영역으로 넓히려는 시도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오후 대구공항에 도착해 영접을 받은 뒤 소인수 회담과 확대 회담이 예정된 호텔로 이동한다. 이 대통령은 호텔 입구에서 다카이치 총리를 직접 맞이할 예정이다. 현장에는 43명 규모의 전통 의장대와 29명의 군악대가 배치돼 총리 탑승 차량을 호위하고, 호텔 현관 좌우에는 12명의 기수단도 자리한다. 청와대는 "국빈 방한에 준하는 예우"라고 설명했다.
정상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가 진행되고, 이어지는 만찬은 안동의 전통과 한일 화합의 상징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만찬에는 안동지역 종가 고조리서인 '수운잡방' 요리를 접목한 퓨전 한식이 오른다. 수운잡방은 보물 제2134호로 지정된 조리서로, 이번 만찬은 안동 전통의 품격과 현대적 감각을 함께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대표 메뉴로는 수운잡방에 기록된 닭요리인 '전계아'가 준비된다. 전계아는 안동찜닭의 원형으로 꼽히는 음식으로, 귀한 손님을 맞이할 때 올리던 특별한 닭요리라는 의미가 있다. 닭다리살과 안동 참마, 당근, 대파를 참기름에 구운 뒤 간장 양념에 조려 외빈에 대한 환대의 뜻을 담았다. 안동 서리태 콩물을 곁들인 두부 위에는 나라현에서 즐겨 먹는 식재료인 우엉을 칩으로 올린다. 제철 금태구이에는 한국 된장과 일본 미소를 섞은 특제 소스가 곁들여진다. 안동한우 갈비구이와 안동 쌀밥, 신선로는 '군자는 벗을 맞이함에 있어 정성을 다한다'는 안동 선비 정신을 표현하는 메인 요리로 준비된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만찬주에도 양국 상징이 담긴다. 건배주는 안동 전통주 태사주에 벚꽃 시럽을 더한 칵테일 '체리블라썸'이다. 태사주는 안동 종가의 가양주 제조법을 바탕으로, 태조 왕건의 고창 전투 승리에 기여했다고 전해지는 고삼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술이다. 이와 함께 안동 최고급 쌀로 빚은 명인 안동소주, 나라현 미와산 사케인 이마니시주조 '미무로스기', 프랑스 부르고뉴 레드와인도 제공된다. 디저트로는 한국 전통 디저트인 전약과 일본 전통 디저트인 모찌가 한 접시에 담긴다. 양국이 함께 어우러지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기를 바라는 의미다. 다카이치 총리 숙소에는 안동산 밀과 참마 등 로컬푸드로 만든 월영약과와 태사주가 웰컴 선물로 비치된다.
만찬 후 양 정상은 재일 한국계 음악가 양방언의 피아노 연주와 피아노·바이올린·첼로 삼중주 공연을 감상한다. 양방언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음악감독을 맡았던 작곡가로,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해왔다. 공연에서는 히사이시 조의 'Ashitaka and San'과 양방언의 'Pure Imagination'이 연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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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양 정상은 하회마을 나루터로 이동해 전통문화인 선유줄불놀이와 판소리 공연 '흩어지는 불꽃처럼'을 관람한다. 선유줄불놀이는 조선 중기부터 안동 하회마을 선비들이 부용대 앞 낙동강 변에서 즐기던 전통놀이다. 부용대와 만송정 사이에 줄을 걸고 숯가루 봉지에 불을 붙여 허공에 불꽃을 수놓는 줄불놀이와 부용대 절벽 위에서 불붙인 솔가지 다발을 떨어뜨리는 낙화놀이도 함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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