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인물]남궁훈, 카카오 구원투수에서 대표직 사퇴까지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쇄신·변화의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겠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카카오톡 먹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대표이사직에 취임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벤처 동지, 국내 1세대 게임 기업인 등 화려한 타이틀을 가진 남궁 대표의 경력은 지난해까진 고공행진이었다. 악재가 겹친 카카오를 견인할 구원투수로 여겨지기도 했다.
19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사옥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남궁 대표는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데 그 어느 때보다 크고 오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남궁 대표는 대표직에서 사임한 뒤, 비상대책위원회 재난대책 소위를 맡아 사태 수습에 나설 예정이다.
남궁 대표는 한국의 1세대 게임 기업인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카카오게임즈의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이끈 주인공이며, 김범수 창업자의 총애를 받는 복심으로 불렸다. 남궁 대표는 김 창업자와 20년 넘는 긴 인연을 맺었다. 1997년 삼성 SDS에 입사하며 김 창업자와 만났고, 이후 김 창업자가 퇴직 후 설립한 게임 기업 '한게임'에 합류했다.
한게임과 네이버컴이 합병하면서 출범한 NHN에서도 남궁 대표는 게임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활약했다. 2009년 CJ인터넷 대표로 재직하던 당시 국내 인기 일인칭 슈팅(FPS) 게임 '서든어택'의 판권 연장에 실패하는 고배를 마시기도 했지만, 2012년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대표로 돌아와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강화하며 수완을 인정받았다.
2016년 카카오게임즈 대표직을 수락하며 다시 김 창업자의 곁으로 돌아왔을 때도 남궁 대표의 실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모바일 게임 사업 부문 강화를 통해 사세를 확장했고, 2020년 카카오게임즈를 코스닥에 상장시키며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로 인한 '도덕성 해이' 논란, 골목상권 침탈 논란, 주가 하락 등 카카오가 풍랑을 맞던 지난해, 남궁 대표는 차기 대표로 내정됐다. 그는 취임 한 달 전 페이스북에 '주가 15만원 회복 이전까지는 최저임금만 받고 일하겠다'는 이례적인 공약을 내놓는가 하면, 사내 및 기자 간담회를 통해 내·외부의 의견을 청취하기도 했다. 그러나 '먹통 사태'로 인해 카카오의 미래가 갈림길에 선 현재, 결국 방향타를 내려놓고 위기관리에 전념하기로 했다.
한편 남궁 대표가 빠진 카카오는 홍은택 각자대표의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다. 또한 남궁 대표가 소속된 비상대책위는 ▲원인 조사 ▲재난 대책 ▲보상 대책 등 3개 소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비상대책위는 조만간 먹통 사태 당시 피해 접수창구를 개설하고, 적절한 보상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카카오는 이번 사태와 같은 일을 방지하기 위해 내년 중 경기 안산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하고, 시흥 지역에도 데이터센터를 착공한다. 시흥에 설립될 데이터센터는 오는 2027년 1월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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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홍 대표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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