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더 어렵다" 대기업 곳간 채우기 본격화
"실탄을 확보하라" 기업들 사활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우선 채우고 보자"
내년 글로벌 경기 불황의 전운을 감지한 국내 대기업들이 '곳간' 채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시계 제로'에 빠진 상황에서 각 기업마다 내년도 사업 계획 수립과 더불어 유보 자금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선 모습이다.
내년 비상 경영 태세 속에서 '공격적 투자'와 '보수적 현상 유지' 등 경영의 큰 틀을 결정하기에 앞서 실탄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조 단위를 넘나드는 대규모 유상증자와 연이은 회사채 발행, 유휴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대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연말이 되면서 눈덩이처럼 부풀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그룹의 3ㆍ4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현금성 자산 및 유보금은 예년 대비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과 금융 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가 10대 그룹의 3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 LG LG close 증권정보 003550 KOSPI 현재가 95,500 전일대비 200 등락률 -0.21% 거래량 124,015 전일가 95,700 2026.04.23 11:52 기준 관련기사 국가AI전략위 "한국형 AI 성공, 고품질 데이터에 달려” AI 개발부터 생태계 조성까지…산·학·연·관 힘 모은다 구광모 LG 대표, 美·브라질 현장 경영… '에너지'·'글로벌 사우스' 공략 와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LG그룹의 10개 상장사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3분기 순이익은 4257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삼성전자 close 증권정보 005930 KOSPI 현재가 218,500 전일대비 1,000 등락률 +0.46% 거래량 21,709,390 전일가 217,500 2026.04.23 11:52 기준 관련기사 코스피, 사상 첫 6500선 뚫었다…삼전·하닉도 '쭉쭉' 다시 불어온 정책 바람에 풍력주 ‘꿈틀’...기회를 더 크게 살리려면 [굿모닝 증시]美, 휴전 연장에 상승 마감…韓 오름세 지속 전망 와 현대자동차그룹의 순익은 각각 전분기 대비 2.1%, 32.4% 줄어든 4조288억원, 4조8317억원으로 집계됐다. POSCO홀딩스 POSCO홀딩스 close 증권정보 005490 KOSPI 현재가 405,500 전일대비 13,000 등락률 -3.11% 거래량 301,929 전일가 418,500 2026.04.23 11:52 기준 관련기사 최대 4배 투자금을 연 5%대 금리로...개별 종목, ETF 모두 가능 포스코홀딩스, 1609억 규모 인도 광산업체 지분 취득 결정 달리는 말에 올라타볼까? 부족한 투자금을 연 5%대 금리로 4배까지 그룹의 순이익은 2331억원으로 83% 감소했으며 한진 한진 close 증권정보 002320 KOSPI 현재가 19,190 전일대비 110 등락률 -0.57% 거래량 24,868 전일가 19,300 2026.04.23 11:52 기준 관련기사 한진, 국가브랜드 물류산업 부문 대상 수상 한진, 11번가 풀필먼트 전담 운영… 이커머스 물류 고도화 한진, '2026 서울 펫쇼' 참가… 펫 산업 맞춤형 물류 제안 그룹은 6103억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올해 기업들이 실적 측면에서는 선방한 것으로 내부 평가하지만 업황 사이클은 이미 불황으로 기울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내년에는 세계 경기 후퇴로 내수는 물론 수출이 둔화되면서 기업의 성장 동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차는 내년 자동차 내수 시장 위축을 감안해 물량을 해외로 돌리는 방안을 사업 계획에 넣었다. 현대차 현대차 close 증권정보 005380 KOSPI 현재가 531,000 전일대비 10,000 등락률 -1.85% 거래량 607,867 전일가 541,000 2026.04.23 11:52 기준 관련기사 다시 불어온 정책 바람에 풍력주 ‘꿈틀’...기회를 더 크게 살리려면 캐스퍼 일렉트릭, BYD·시트로엥 누르고 소형 전기차 1위 현대차, 축구게임 '탑 일레븐'과 '현대 넥스트 컵 투어' 고위 관계자는 "내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성장세가 꺾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목표 실적을 달성,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최고위 경영층의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실적은 악화일로를 걷는 반면 불황에 대한 기업의 적응력을 가늠할 대표적 지표 중 하나로 꼽히는 현금 및 현금성 자산과 사내 유보금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재벌닷컴이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른 10대 그룹 소속 82개 계열사의 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유보금 총액은 역대 최대치인 35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283조3000억원 대비 64조7000억원이 6개월 사이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평균 유보율(자본금 대비 유보금 비율)은 1012.5%에서 1128%로 115.5%포인트 확대됐다. 10대 그룹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월 말 현재 25조3121억원으로 집계됐다.
회사채 발행을 통한 현금 확보도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회사채 전체 발행 규모는 12조88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의 11조2193억원 대비 14.9%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26.3% 늘어난 규모다. 회사채 순발행은 4조3263억원으로 지난 9월(5721억원) 대비 3조7542억원 급증했다.
예탁원 관계자는 "현금이 부족해진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회사채 발행을 서두르는 추세"라며 "신규 투자를 위한 회사채 발행을 자제해 왔으나 올 하반기 들어 내부 현금 흐름이 악화된 데다 내년 초 예상되는 대규모 차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일반 회사채를 발행한 대기업 중 close 증권정보 KOSDAQ 현재가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전일가 2026.04.23 11:52 기준 관련기사 다시 불어온 정책 바람에 풍력주 ‘꿈틀’...기회를 더 크게 살리려면 캐스퍼 일렉트릭, BYD·시트로엥 누르고 소형 전기차 1위 현대차, 축구게임 '탑 일레븐'과 '현대 넥스트 컵 투어' (4000억원)과 현대제철 현대제철 close 증권정보 004020 KOSPI 현재가 39,900 전일대비 200 등락률 -0.50% 거래량 450,484 전일가 40,100 2026.04.23 11:52 기준 관련기사 [클릭e종목]“현대제철, 2분기부터 영업실적 개선 전망” 현대제철, 현대건설과 손잡고 해상풍력용 철강재 시장 확대 현대건설·제철, 바다 위 떠다니는 해상풍력 공동연구 (3200억원), 현대차(3000억원),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close 증권정보 034220 KOSPI 현재가 13,810 전일대비 1,670 등락률 -10.79% 거래량 11,004,337 전일가 15,480 2026.04.23 11:52 기준 관련기사 LGD, OLED 인프라에 1.1조원 규모 투자 "최대 3년치 급여·학자금 줄게"…'역대 최대 보상' 희망퇴직 받는 이 회사 10대그룹 1분기 영업익 2.6배↑…반도체 가진 삼성·SK 덕분 (2500억원) 등 상위 10개사의 발행 금액은 3조5842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동양그룹과 대한전선 대한전선 close 증권정보 001440 KOSPI 현재가 40,150 전일대비 900 등락률 -2.19% 거래량 17,275,669 전일가 41,050 2026.04.23 11:52 기준 관련기사 그 때 그 종목 더 살 수 있었더라면...최대 4배 투자금으로 수익 높여볼까 KG스틸, 대한전선 주식 954만주 취득…지분율 4.87% 대한전선, 세계 최대 풍력산업 전시 참가…유럽 해저케이블 시장 공략 에 이어 STX STX close 증권정보 011810 KOSPI 현재가 3,530 전일대비 0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3,530 2026.04.23 11:52 기준 관련기사 상장사 54곳, 감사인 의견 미달로 상장폐지 위기 공급망 전쟁 속 10년 만에 해외광물개발 허용…광물자원개발株 주목 STX,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자율구조조정지원 프로그램 신청 그룹 등 자체 보유 골프장과 미분양 아파트 등 유휴 부동산 매각을 통해 실탄 확보에 나선 기업도 늘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신창목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재정 위기의 후유증이 본격화함에 따라 기업은 위기 경영 시나리오를 마련하고 경제 여건 변화에 대한 유연성을 확보해 위기 재발에 대비하는 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며 "외부 변수에 따라 적시에 사업의 진퇴가 가능하도록 재무 유연성을 확보하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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