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장. 마약경제에 흔들리는 국가경제

박성수 교수 '사회적 비용' 연구 최신화 시도
차세대 발사체 사업 4번 추진할 수 있는 규모
범죄양태 등 고려하면 1인당 비용 60억 육박

대한민국이 마약류 범죄로 인해 치르는 사회적 비용은 연간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주강국 도약'을 목표로 추진 중인 차세대 발사체를 네 번 개발하고도 남는 규모다. 범죄 대응부터 처벌·교정 등 법집행과 치료·재활, 실직·사망에 따른 생산성 손실, 주변의 고통까지 반영된 청구서다. 단순한 재정 차원이 아닌 사회 안전망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국가적 손실을 의미한다.


20일 아시아경제가 박성수 세명대 경찰학과 교수의 자문을 받아 '마약류 등 유해약물의 사회적 비용 분석' 연구를 최신화한 결과, 지난해 기준 마약류 범죄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9조7676억원으로 추산됐다. 박 교수가 2016년 데이터로 진행한 연구에서 암수율 28.57배를 적용한 사회적 비용은 4조8730억원이었다. 여기에 10년간의 물가 상승률 21.7%와 범죄 증가율 64.7%를 반영했다.

챗GPT 생성 이미지

챗GPT 생성 이미지

AD
원본보기 아이콘

연간 10조원에 가까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결과는 국가의 미래 동력에 투자했어야 할 비용을 범죄의 대가로 지불하고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우주항공청은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총사업비 2조2921억원을 투입하고 있다. 마약류 범죄 탓에 차세대 우주 발사체를 네 번 개발하고도 남을 비용이 새고 있는 셈이다. 우주항공청의 올해 예산은 1조1131억원으로, 무려 9년치에 달한다.


박 교수는 "흔히 마약에는 피해자가 없다고들 하는데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라며 "단기적으로 중독자 본인은 물론 바로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피해자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적 비용 추산에는 범죄 혹은 그 중독자를 위한 의료·복지 비용부터 마약류 중독자가 생산 활동에 투입되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비용, 형사처벌 등 법집행에 수반되는 형사사법정책 비용 등이 모두 합산돼 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유형비용 외에도 마약류 범죄로 발생하는 피해자 관련 비용과 가족·친구 등 주변에서 겪는 고통(PGS)에 수반되는 무형비용까지 따졌다.


구체적으로 '의료·복지 비용'은 건강보험, 의료급여, 간접의료비, 의료보조비 등으로 구성된다. '생산성 손실 비용'은 생산성 감소비와 손실분, 조기 사망자의 생산인력 손실분 등으로 계산되며 '형사사법 비용'은 경찰·검찰·법원·교정시설의 대응 예산이다. PGS 비용은 사망과 중독으로 나눠 각각 교통사고 사망과 중상(마약 중독자 수 반영) 관련 비용을 기반으로 산출했다.


2016년 기준 마약류 범죄로 인한 사회적 손실은 1인당 10억2371만원, 전체 1682억5333만원으로 추산됐다. 1인당 비용은 중독자의 생애주기 동안 소요되는 비용을 의미한다. 박 교수는 "범죄 양태 등을 고려하면 1인당 사회적 비용은 이제 6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성수 세명대 경찰학과 교수. 연합뉴스

박성수 세명대 경찰학과 교수. 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박 교수는 이 같은 비용 추산에 ▲다크웹·텔레그램 등 디지털 유통망 접근성 가중치 ▲의료용 마약류 불법 유출 변수 등을 반영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규모가 훨씬 커질 것이란 뜻이다.


그는 "보안 메신저상 포착된 마약류 판매 채널의 수와 활성 이용자 수, 실제 수사기관의 채널 폐쇄 및 검거 비율을 역산해 가중치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며 "과다 처방, 닥터쇼핑 등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상 처방 데이터와 실제 환자의 질병코드 간 이상징후 비율을 추출해 합법을 위장한 암수범죄 규모를 산정하면 비용이 더 불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역대 모든 정부에서 마약을 절대악으로 평가하고 강력한 형사처벌 위주의 정책만 고수해온 점을 문제로 지목했다. 그는 "단순한 징벌적 사법 체계로 범죄가 지하 깊이 숨어들었고 마약값이 해외보다 10~30배 치솟는 등 실패를 겪었다"며 "공급망 타격을 위해 수사적 역량을 집중하되, 치료·재활 인프라 확충 등 수요 감축을 위한 회복적 접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AD

특별취재팀|장희준 오지은 박호수 이지예 박재현 기자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박호수 기자 lake@asiae.co.kr
이지예 기자 easy@asiae.co.kr
박재현 기자 now@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