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비즈 인사이트]시니어 비즈니스의 성공 공식, '나다움' 찾기
김정근 강남대 실버산업학과 교수
비즈니스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쟁 업체와 차별화된 '나만의 강점'과 '독창적인 메뉴'가 필요하다. 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다.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려면 다른 분야와 같이 시니어 비즈니스 역시 ‘역지사지’의 관점이 중요하다.내가 시니어가 되었을 때 받고 싶은 서비스와 제품을 먼저 구상하고 제공할 수 있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 늙어봤냐? 나는 젊어 봤단다"라는 노래가사처럼, 젊음은 과거에 경험했지만 노화는 아직 경험하지 못한 시니어비즈니스 종사자들이 많다. 따라서 시니어가 무엇을 원하지를 추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고령층의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에 따르면, 노년기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삶의 가치와 의미를 찾아가는 시기이다.
따라서 시니어비즈니스는 '나이듦' 가운데 '나다움'을 찾고 유지하는 것에서 차별화를 두어야 한다. 만약 노화로 인해 '나다움'을 포기해야 한다면, 개인의 정체성은 희미해지고 절망감(Despair)만 노후에 남게 된다. 이에 오늘은 '나이 들어도 나다움을 유지하는 것'을 시니어 비즈니스의 차별화된 강점으로 삼아 성공한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사례는 일본 히로시마현 남동부 오노미치시에 위치한 ‘와타쿠쉬호텔’이다. 이곳은 자녀가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하며 묵을 수 있는 호텔이다. 옆에 있는 방문요양 및 단기보호시설이 이 호텔을 함께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24시간 간호사와 요양보호사가 언제든지 필요시 도움제공이 가능하다. 나이들어 몸이 불편해도 여행속에서 삶의 중심에 있는 '나다움'을 찾아갈 수 있도록 호텔이 만들어졌다. 큰 창문과 간단한 음식조리 시설,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편한 소파, 노인 전용식기 및 가벼운 산채로 등.
인생을 돌아보고, 부모님과 함께 삶의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젊은세대에게도 인생의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는 슬로우 럭셔리(Slow Luxury) 컨셉을 제공하여 잃어버린 '나다움'을 찾아가는 힐링공간을 제공한다. 자신의 고민을 손편지로 써서 서랍에 넣어두면, 돌봄시설의 할머니들이 직접 답장을 써서 우편으로 보내주는 상담소 역할도 한다. 그래서 와타쿠시 호텔은 '오노미치의 할머니와 나, 호텔'로도 불린다. 와타쿠쉬호텔은 종국적으로 임종여행자들도 머무를 수 있는 '돌봄호텔(care hotel)'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는 캐나다 여행사인 '버터필드와 로빈슨(Butterfield & Robinson)'이다. 1966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스로우 트래블(Slow Travel)”이라는 접근방식으로 운영된다. 차에서 내려, 천천히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새로운 문화와 삶의 방식을 경험하면서 세상속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상품을 제공한다. 여행자의 연령제한은 없으나, 50대 이상의 액티브 시니어들이 주로 참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베트남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하기 위한 자전거 1주일 여행의 경우, 현지 가인드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주요 문화거리 및 사적지 방문, 현지인의 집 방문 및 현지식사 하기, 유명한 자전거 트랙킹 코스 달리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행을 단순히 위시리스트 장소를 방문하고 사직찍는 행위로 두지 않고, 새로운 환경과 문화를 경험하여 삶의 가치를 이해하고,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확장하였다.
마지막 사례는 일본의 도쿄도에 위치한 서비스포함 고령자 주택인 ‘긴모쿠세이 유라야스’이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장기요양보험과 같이 일본의 개호등급을 받은 분들만 들어올 수 있는 곳이며, 치매 입주자들도 다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외출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반려동물도 함께 거주할 수 있다. 위험이 존재하지만 관리보다는 입주민들에게 자율을 주고 규제를 최소화한다. 관리와 규제로 인해 ‘나다움’의 실종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요양보호사가 무조건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입주민들 스스로 움직이고 활동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혼자 세수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도움이 필요할 때만 도움을 제공한다. 되도록 침대에서 일어나 식당에서 가서 식사하면서 사람들과 만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또한 1층에 작은 과자가게를 만들어 지역아동들이 방문하면 입주민들이 아이들에게 돈을 받고 과자를 판매하는 역할을 한다. 자연스럽게 아이들과 이야기하고, 돈 계산을 하고 지역사회와 소통을 한다. 스스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면서 지역사회에서 ‘나다움’을 찾아간다. 이런 이유로 이곳에 거주 후 건강이 향상되는 노인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나다움’을 찾고 유지하는 것은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이루어야 할 삶의 숙제이다. 치매가 있어도, 몸이 불편해서 누워있어야만 하더라도, ‘나다움’을 찾아가고자 하는 욕구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시니어비즈니스의 성공도 결국 소비자인 시니어들이 나이에 상관없이, 건강상태와 상관없이 ‘나다움’ 욕구를 충족시킬 때 얻게 되는 결과물이다. 우리나라 시니어비즈니스 종사자들도 시니어들의 ‘나다움’실현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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