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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상 이어 오리온도 가세…식품업계 바이오에 '눈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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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중심 주력 사업 내수 시장 포화
미래 성장 동력·신사업으로 낙점
글로벌 바이오 시장 2027년 1200兆 전망

국내 주요 식품업체들이 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먹거리 중심의 주력 사업이 내수 시장에서 포화에 다다르고, 해외에서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향후 1200조원대 규모까지 성장이 예상되는 글로벌 바이오 시장을 겨냥해 투자를 강화하는 것이다.


오리온 본사[사진제공=오리온]

오리온 본사[사진제공=오리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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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은 5500억원을 투자해 제약사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25%를 확보하고 최대주주로 등극한다고 전날 공시했다. 2005년 설립된 레고켐바이오는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항체-약물 접합체(ADC) 기술과 합성신약 분야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국내 바이오벤처다.

ADC 항암제는 정상 세포가 아닌 종양 세포만을 표적하고 사멸시키도록 설계돼 기존 항암제와 달리 정상 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는 바이오 의약품이다. 레고켐바이오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인 얀센과 2조2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협약을 체결하는 등 2015년부터 기술 이전 계약 13건을 달성하고, 기술이전료로 8조7000억원을 벌어들이며 역량을 인정받았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레고켐바이오와 함께 글로벌 신약 개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며 "최대주주로서 사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분투자는 오리온이 추구하는 3대 신사업 육성의 일환이다. 앞서 오리온은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음료와 간편대용식, 바이오를 3대 신사업으로 낙점했다. 음료는 '닥터유', 간편대용식은 '마켓오' 브랜드를 내세워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바이오 사업에서는 2021년 국영 제약기업 산둥루캉의약과 함께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해 대장암 체외진단 임상을 진행 중이고, 900억원 규모의 결핵백신 공장 준공도 앞두고 있다. 또 국내에서 하이센스바이오와 협력해 난치성 치과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2상 단계에 들어섰다. 오리온 관계자는 "기존 식품 제조 분야를 넘어 바이오 사업을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투자를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CJ제일제당센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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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1위도 바이오 사업 구축

식품기업이 바이오에 눈독을 들이는 사례는 낯선 광경이 아니다. 이미 업계 1위 CJ제일제당 이 발 빠르게 관련 사업을 구축해왔다. 2021년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을 인수한 뒤 신규 법인 CJ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하고 질병 진단과 치료, 신약 개발 등 제약 사업을 담당하는 '레드 바이오' 역량을 강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친환경 바이오에너지와 소재를 개발하는 '화이트 바이오'를 비롯해 동물 사료용 아미노산, 미생물, 종자 등 고부가가치 품목을 중심으로 하는 '그린 바이오'까지 3가지 분야를 고르게 육성하고 있다.


대상 그룹도 일찌감치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1973년 국내 최초로 사료에 쓰이는 필수 아미노산 '라이신'을 개발했고, 2021년에는 바이오 기업 '대상셀진'을 설립해 화장품, 의료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신소재 등 바이오 소재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가 항진균제 신약 개발 기업 앰틱스바이오와 총 75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하는 등 레드 바이오 사업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다만 바이오 사업이 막대한 투자에 비해 단기간에 수익을 내기 힘들고 변수가 크다는 점은 불안 요소다. CJ제일제당과 대상의 경우 라이신의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서 돼지고기 수요가 줄고 판매 가격이 내려가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바이오 사업 매출액은 89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90%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상의 소재 부문 매출액도 991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5.5% 줄었고, 영업손실 181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사업은 변수가 많고 위험 부담도 크지만 파급력이 큰 신약 개발처럼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투자금을 단번에 상쇄할 만큼 잠재력이 크다"면서 "식품 기업 입장에서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미래 성장을 도모하고, 바이오 벤처는 안정적인 환경에서 연구개발(R&D)에 매진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가능성 있는 곳에 선제 투자를 단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 시장은 2020년 5041억달러(약 660조원)에서 2027년 9114억달러(약 1200조원) 규모로 연평균 7.7%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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