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테러' 기후 활동가, 이번엔 스키장…부자 여가 비판도
佛 레제 스키장, 성탄 대목에 인공제설기 훼손돼
"눈이 없으면 스키 못 탄다"…모래시계 그림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동안 세계 곳곳의 유명 박물관과 미술관 등지에서 '명화 테러'를 일삼던 기후 활동가들이 겨울을 맞아 스키장을 새로운 목표물로 삼았다.
29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 밤, 프랑스 남동부 알프스산맥에 위치한 레제 스키 리조트에서 인공제설기 2대의 케이블이 절단되는 사건이 발생해 현지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인공제설기는 인공적으로 눈을 만들어내는 기계다.
망가진 인공제설기 옆면에는 붉은색 스프레이 페인트로 '눈이 없으면 스키도 못 탄다'는 문구와 함께 모래시계가 그려져 있었다. 모래시계는 2018년 영국에서 만들어져 세계로 활동을 넓힌 강성 환경운동 단체 '멸종 저항(Extinction Rebellion)'의 로고다. 그러나 사건이 벌어진 리조트 인근 도시 안시에 위치한 이 단체 지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조트 마케팅 담당 뱅자맹 뮈니에는 프랑스3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눈이 안 내려 어려운 와중에도 스키장을 찾는 손님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데 연휴가 한창인 가운데 이런 일이 벌어져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 리조트는 최근 폭우로 인해 68개 활강 코스 중 48개를 조기 폐장한 상태였다.
폭설과 혹한에 시달리는 북미 지역과 반대로 프랑스 등 유럽은 이례적으로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프랑스 기상청은 지난 크리스마스 평균 기온은 11.3도로 예년보다 5.5도 이상 높아, 1997년 11.7도 이후 두 번째로 따뜻한 크리스마스였다고 전했다. 또 프랑스 기상청은 올 12월 평균 기온이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0년 이래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프랑스 스키장의 절반이 아예 문을 닫았다.
텔레그래프는 최근 들어 기후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스키 때리기(ski bashing)'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키는 물과 전기를 낭비하는 데다 소수 부자만을 위한 여가라는 것이다. 게다가 올겨울에는 유례없던 에너지난까지 겹쳐 이러한 비난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앞서 극심한 가뭄을 겪었던 올 여름, '멸종 저항' 툴루즈 지부 회원들은 인근 골프장에 잠입해 홀컵을 시멘트로 채워 넣는 일을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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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글로벌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올해 초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인 가운데 3분의 1은 평생 스키장에 간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인 중 매년 겨울 스키장을 찾는 사람은 13%에 불과하고, 절반 이상은 스키장에 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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