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한덕수 영상 확산…잇따른 구설수에 '시끌'

외신 앞 농담·참사 생존자 '2차 가해' 논란 이어 또 구설
민원 제기 누리꾼 "안하무인 행동 개탄"

지난 19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유가족 반발로 조문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 빨간 신호등이 켜져 있는 도로를 건너는 모습./시사In

[아시아경제 강주희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가 유가족 항의로 발길을 돌리는 과정에서 무단횡단하는 모습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경찰관 지시를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한 총리를 국민신문고에 신고했다는 글이 올라오는 등 비판 여론이 거세다.

한 총리는 지난 19일 오후 2시 30분께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를 찾았으나 조문하지 못했다. 한 총리 방문 일정을 몰랐던 유가족들은 "정부 공식 사과가 아니면 안 받는다" "대통령의 사과를 가져오라"며 한 총리 앞을 막아섰다. 결국 한 총리는 분향소에 도착한 지 30여초 만에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당시 시사인 등이 촬영한 영상을 보면 한 총리는 건너편 관용차로 돌아가는 길에 취재진이 몰려들어 사퇴 관련 질문을 하자, "수고하세요"라고 말한 뒤 갑자기 횡단보도를 건넌다. 신호등은 빨간불이었다. 한 총리가 이동하자 주변에 있던 경호원들도 따라 이동했고, 주행하던 차들은 황급히 브레이크를 밟는다. 해당 도로는 왕복 4차선 도로였다.

한 시민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한 총리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누리꾼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제1위 보좌기관으로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부를 통할하는 중차대한 직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안하무인으로 행동한 것에 대해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국민신문고에 민원 신청을 한 이미지를 캡처해 공개했다.

이 민원은 서울 용산경찰서로 이첩됐다. 21일 서울 용산경찰서는 "한 총리 관련 국민신문고 신고 건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국무총리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한 총리는 안타까운 마음에 이태원 참사 분향소를 찾았다가 유가족의 반대로 조문을 하지 못하고 정부서울청사로 복귀했다"라며 "이 과정에서 한 총리는 근무 중이던 용산경찰서 경찰관의 지시에 따라 횡단보도를 건넜다"고 해명했다.

앞서 한 총리는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부적절한 발언으로 여러 차례 구설에 올랐다. 지난달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농담하고 웃음을 지어 비판받았다. 또 지난 15일 극단적 선택을 한 이태원 참사 생존자에 대해 "본인 생각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는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발언해 '2차 가해' 논란이 일었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