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 막힌 고팍스 예치 서비스…국내 첫 '코인 디폴트' 나오나
자유형 고파이 인출 막혔는데
1~2일 남겨둔 고정형 상품 만기 내일
"코인·예치금 빼내는 사태 번질 수도"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가 운영하는 코인 예치 서비스인 고파이에서 자유형 상품의 출금이 중단된 가운데 하루 앞으로 다가온 고정형 상품의 원금과 이자를 상환할지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거래소 FTX 파산 여파로 인해 운용 업체에서 상환을 중단하면서 빚어진 만큼 출금 중단이 장기화할 경우 ‘코인런’(대량 인출 사태)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만기가 정해져 있는 고정형 고파이 중 현재 진행 중인 상품 총 6개다. 이 중 비트코인 113.33개가 모여 연 1.25%의 이자수익을 보장한 상품의 경우 지급 시기가 24일 오전 10시30분으로 예정됐다. 모집된 비트코인의 가격만 25억4500만원 상당이다. 법정화폐에 페깅(고정)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 USDC 87만7963개(약 12억2400만원)를 모집해 연 6.50%의 이자를 주기로 약속한 상품의 지급 시기는 오는 25일 오전10시30분이다.
현재 만기가 다가오는 2개 상품의 원리금 상환은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고팍스는 지난 21일 공지사항을 통해 "급격한 시장 불안정성으로 고객 자산의 보호를 위해 고파이 자유형 상품 잔고 전액에 대해 제네시스에 상환을 요청했다"라며 "상환 요청이 계약에 따라 최대 3일 이내 이행될 것이라 확답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이는 제네시스에서 신규 대여와 상환의 잠정 중단을 발표함에 따라 이행되지 않은 상태이며 곧 만기가 도래하는 고정형 상품의 만기 준수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태"라고 했다.
이번 사태는 고파이 중 자유롭게 코인 입출금이 가능한 자유형의 인출이 막히면서 시작됐다. 고팍스는 지난 16일 '고파이 자유형 상품 출금 지연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사항을 올려 이와 같은 사실을 전했다. 고팍스는 가상화폐를 예치하고 해당 기간 동안 이자수익을 코인으로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인 고파이를 제공해왔다. 고팍스의 2대 주주인 디지털커런시그룹(DCG)의 자회사인 제네시스가 고파이를 운영했다. 하지만 제네시스가 FTX 사태로 인해 유동성 위기에 빠져 상환을 중단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고팍스 관계자는 "글로벌 블록체인 업체와 유동성 공급에 대해 논의 중이며 어느 정도 진척도 있었다"라며 "고정형 고파이 상품의 경우 아직 출금 지연 등이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지급 여부를 보고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자유형 고파이에 이어 고정형 상품의 인출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경우 고팍스는 물론, 코인 시장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 아울러 대규모 자금 인출 요청이 쇄도하는 뱅크런으로도 번질 수 있다. 가상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파이 무사고를 기원한다"라며 "불면증 상태"라는 글도 올라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FTX 위기의 여파가 크지 않았는데 고파이 사태는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첫 사례"라며 "맡긴 투자금을 실제 되찾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면 거래소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이용자가 코인과 예치금을 빼내는 상황으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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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은 현재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현재까진 큰 변동이 나타나진 않았다"라면서도 "다만 코인 시장의 변동성이 큰 시점이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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