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효 필메디 대표 “의료인·전기 없이도 진단할 날 올것”
물뽕부터 필로폰, 코카인 감지 가능한 스티커 출시
호르몬 분석 통해 가임여성 생리 날짜도 확인 가능
"WHO로부터 자가진단 플랫폼 연구·개발비 지원받아"
[아시아경제 변선진 기자] “전 세계의 낙후돼 있는 곳, 심지어 전기도 없고 더운 곳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자가진단 키트를 만드는 게 지향점이다.” 자가진단 플랫폼 기업 필메디를 이끄는 김상효(55) 대표의 말이다.
이제 4년차에 불과한 신생기업 필메디는 전문가·전문기기 도움 없이 일반인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성범죄 약물로 쓰이는 이른바 ‘물뽕(GHB)’을 감지하는 스티커를 2020년 선보인 게 시작이다. 동전보다 작은 크기의 스티커에 액체를 묻히면 60초 안에 색깔 변화로 성분을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린 작은 기업인데도 파티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선 아마존 약물검사 카테고리에서 2~3주 만에 1등을 달성했다. 한국에선 해외에 유학 보낸 부모님들이 많이 구매한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버닝썬 사건’ 이후 성범죄 약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누군가에게 들키지 않고 손쉽게 테스트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6월엔 필로폰을 감지하는 스티커를 내놓은 데 이어 곧 코카인을 감지하는 스티커도 선보일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가임 여성의 생리 날짜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자가진단 키트가 나온다. 하루 한 번씩 소변 검사를 4~5일간 하면 LH호르몬과 hCG의 분석을 통해 생리 시작 날짜를 앱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엔 생리가 불규칙한 여성들이 꽤 많다. 일상에 불편함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편의점·약국에서 간편하게 구매해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이르면 내년에 우울·스트레스 정도를 집에서 자가진단할 수도 있다. 필메디는 사람의 침에서 멜라토닌, 코르티솔을 검출해 지수를 분석해주는 키트를 개발 중이다. “침을 통해 분석하는 건 병원에서 이미 하고 있지만, 문제는 집에선 할 수 없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선 여전히 정신과 진료에 대해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하다”면서 “증상은 악화해가고 있지만 첫 진료를 받기까지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정신 분야에서 자가진단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아직 필메디의 매출은 낮지만 내년 매출 목표를 50억~100억원으로 제시했다. 김 대표는 “최근 큰 성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우리의 자가진단 플랫폼이 시중에 빨리 나올 수 있도록 연구·개발비를 지원해준 것”이라며 “WHO에 제품 공급이 원활히 된다는 가정 하에 잡은 것”이라고 전했다. 같은 플랫폼에 시약만 바꿔 에이즈·결핵 등 여러 질병을 어디서나 쉽게 진단할 수 있는 키트가 내년에 나올 예정이다. 그는 “WHO에서 진단 키트에 쓰는 예산이 매년 1조3000억원인데 대량으로 저렴하게 구입하는 게 기본원칙”이라며 “필메디의 지향점과 세계 의료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WHO의 목표가 잘 맞아떨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