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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악성 재고 '초비상'…가동률 낮춰 수익성 방어(종합)

최종수정 2022.11.16 14:23 기사입력 2022.11.16 14:00

수요감소·가격하락 겹악재
생산량·투자 줄이며 안간힘

전문가 "재고소진돼도 제조시점 원가보다
제품가치 낮아져…이익률 하락 불가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이미지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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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 LG전자 가 올해 3분기까지 창고에 묻어둔 재고자산이 83조원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은 팔리지 않는 '악성 재고'를 줄이기 위해 생산량과 투자를 줄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기업의 손실분을 메우기 위해 제품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다시 소비를 누르고 경기가 위축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고자산 늘고 매출반영 늦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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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각 사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말 삼성전자·SK하이닉스·LG전자의 재고자산 총액은 83조1919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57조3198억원으로 상반기(지난 6월 말)보다 10.0%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반도체 부문(DS)의 재고가 26조3652억원으로 22.6%나 늘었다. SK하이닉스는 14조6650억원으로 23.5%, LG전자는 11조2071억원으로 15.7% 증가했다.


재고 수준이 높아지면서 재고회전일수도 줄었다. 재고회전일수는 수치가 낮을수록 재고에서 매출로 바뀌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을 뜻한다.

삼성전자가 3분기 말 기준 3.8회로 지난해 말 4.5회보다 0.7회 감소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는 3.2회에서 2.4회로, LG전자는 6.5회에서 6.1회로 각각 줄었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재고자산 비율도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말 9.7%에서 3분기 12.2%로 2.5%포인트 상승했다. SK하이닉스는 9.3%에서 13.4%로 4.1%포인트, LG전자는 18.2%에서 18.3%로 0.1%포인트씩 각각 올랐다.


세트·부품 복합위기…이익률 방어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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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기업들은 3분기에 급증한 '악성 재고'를 해결하기 위해 공장 가동률을 낮춰 수익성 하락 폭을 줄이고자 분투 중이다. 수요 둔화로 인한 재고 리스크가 올해 실적을 좌우할 뇌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생산량과 투자를 줄이는 등 총력전에 나서고 있지만 해결책 찾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4분기 들어 수익과 직결되는 대표 품목 재고 수치는 더욱 나빠지면서 기업들의 내년 경영 여건이 예상보다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 등 3대 그룹의 주요 세트·부품사들은 지난 3분기 기준 '재고자산·비중 확대-재고회전일수 감소'란 최악의 경영 지표를 받았다. 재고 비중에서 삼성전기 가 3분기 말 17.2%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 18.3%보다 소폭 줄인 것을 제외하면 긍정적인 지표가 눈에 띄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공장 가동률이 극적으로 낮아지는 점은 기업들이 재고 관리 및 수익성 방어에 얼마나 절실하게 임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공장 가동률이 100%를 밑도는 사업 부문(사업 본부)가 대부분인데, 이는 실제 생산 능력보다 생산 수량이 적다는 의미로 부정적인 경영 신호로 해석된다. 부품 업체가 삼성·LG의 세트 업체와만 거래하는 건 아니어서 완벽하게 맞아들어가긴 어렵지만 대체로 세트 업체가 가동률을 올리면 올리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부품 업체도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세트 업체의 경우 TV와 휴대폰 가동률이 크게 줄었다. 삼성전자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영상기기' 품목 가동률은 3분기 75.4%로 올 상반기 74.4%보다 조금 높아졌지만, 전년 동기 79.1%보다는 3.7%포인트 낮아졌다. '모바일기기(HHP)'는 72.2%로 상반기 75.5%, 전년 3분기 80.3%보다 각각 3.3%포인트, 8.1%포인트 하락했다. HHP의 경우 첫 공시 시점인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값이다. LG전자 HE(홈 엔터테인먼트)의 '영상기기' 품목 가동률은 3분기 81.9%로 상반기 80.4%보다는 높지만 지난해 3분기의 96.4%와 비교하면 14.5%포인트나 하락했다.


부품 업체도 고전 중이긴 마찬가지다. 삼성전기의 컴포넌트(MLCC 등 제조) 부문 가동률은 3분기 65%로 상반기 74%(-9%포인트)는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 95%보다 30%포인트나 빠졌다. LG이노텍 의 주 수입원인 카메라 모듈을 만드는 광학솔루션사업부도 마찬가지다. 3분기에 53.4%를 기록하며 상반기 50.9%보다는 소폭 올랐지만 전년 동기 60.8%보다 7.4%포인트 떨어졌다.


'가동률 100%' 반도체도 위기…"내년 상반기까지 힘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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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률 100%'를 유지 중인 SK하이닉스도 악성 재고 문제에서 자유로운 건 아니다. 세트 업체의 고민이기도 한 '모바일'과 'PC' 제품 수요 감소 리스크에 빠진 건 반도체 업체도 예외가 아니다. 고객사들이 고부가 서버용 메모리 재고 조정에 나섰다는 후문도 시황과 단가를 지속적으로 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삼성전자가 "인위적 감산은 없다"고 선언하면서 높은 원가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복안이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긴 하지만 SK하이닉스는 투자 감축 계획을 밝히는 등 뚜렷한 모멘텀(상승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세트-부품 업체 할 것 없이 3분기 '재고 급증, 가동률 급락'이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이면서 불황이 전자 업계 전체를 쓸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병훈 삼성전자 IR팀장(부사장)은 최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4분기에도 글로벌 IT 수요 부진 및 메모리(반도체) 시황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생활가전 등이 포함된) DX 부문도 수익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후 재고 처리를 하려 해도 제조 시점에 책정한 원가보다 가치가 낮아져 기업이 수익을 온전히 올리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는 "쌓아둔 재고가 팔리는 동안 기술이 발전해 제조 당시의 원가 대비 제품의 가치가 떨어지면 기업의 이익률이 대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 상반기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한두 차례 금리 인상할 때까지 경기 침체 리스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최소한 그때까진 기업 자체 노력만으로 재고 관리 위기를 극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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