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 수익 노려 시리아 내전 개입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수익에 몰두

편집자주미국과 이란 전쟁에서 이란정권의 핵심으로 떠오른 혁명수비대(IRGC)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IRGC는 공식적으로는 이란군과 방위를 담당하는 군사조직이다. 그러나 실상은 이란 경제의 40% 이상을 점유한 대기업이라 할 수 있다. 문어발식 확장의 이면에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그러나 그가 지난 2월 미국의 공습으로 사망한 현재, IRGC는 이란 정부도 좌지우지 못 하는 독립 조직으로 거듭난 상태다. 아시아경제는 IRGC의 실체를 파악하고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살펴봤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 의장대 행진 모습. 브루킹스연구소

이란 혁명수비대(IRGC) 의장대 행진 모습. 브루킹스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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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이란 최고지도자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문어발 확장에 성공했으나 미국의 대이란제재가 이어진 2017년 이후부터는 최고지도자의 말발도 먹히지 않는 자생적 조직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특히 미국의 제재 속에 원유 수입이 줄자 시리아 내전에 개입해 각종 재건사업 및 자원채굴 이권을 획득하며 더욱 몸집을 불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IRGC의 행보로 볼 때 미국과의 종전협상 최대 쟁점 중 하나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종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란 정부와는 별개로 IRGC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리아 자원 노린 내전 개입…알아사드 정권 붕괴 후 축출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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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 매체인 아랍뉴스에 따르면 시리아 정부는 지난달 초부터 사우디 정부와 함께 IRGC와 연계된 시리아 내 기업들에 대한 조사와 영향력 약화를 위한 공동 조사에 들어갔다. IRGC는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2011년부터 당시 집권 정부인 알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며 시리아의 각종 재건사업 및 자원개발에 개입했다.


시리아 내 인권단체인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IRGC는 2015년부터 시리아 내전에 본격 개입해 1만명이 넘는 병력을 지원했다. 알아사드 정권의 정규군 훈련,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기지운영, 무기 보급 등을 지원했다. 또 500억달러(약 75조원) 규모의 차관도 제공했다.

이에 대한 대가로 비료의 주 원료인 인산염 광산 개발 이권을 획득했다. 산하 지주그룹인 카탐 알 얀비아 건설그룹(KCB)은 시리아 재건사업을 수주하기도 했다.


IRGC는 이와 함께 2017년 시리아 내 이동통신사업 기업인 와파(Wafa)텔레콤을 설립하고 시리아 정부의 지원하에 사업을 확장했다. 설립 후 불과 7년이 지난 2024년, 와파텔레콤은 시리아에서 3번째로 큰 이동통신사로 성장했다.

네덜란드 클링엔달 국제관계연구소에 따르면 IRGC는 2000년대 초반부터 수익성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며, 수익확보를 위해 중동 지역 내전에도 적극 개입하기 시작했다. 2005년 이란 내 강경파이자 IRGC 출신 정치인인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IRGC로 국영자산이 대거 이전됐고, 2017년 미국의 대이란제재가 시작되면서 IRGC는 인접국들의 내전이나 재건사업에 적극 투자했다.


2003년 이라크전쟁 이후 이라크에서도 재건사업에 적극 나선 상태다. CNN에 따르면 이슬람 시아파 인구가 밀집한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이란의 KCB 산하 건설기업들이 이라크 재건사업에 들어가 있으며, 사업규모는 700억달러(약 105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메네이도 통제 실패…수익성 사업 더욱 확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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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RGC의 무차별적인 사업확장에 대해서는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도 생전에 제지하려 한 바 있다. 하지만 최고지도자의 저지에도 IRGC를 막지는 못했다. 미국의 중동지역 전문 비영리 싱크탱크인 중동연구소(MEI)에 따르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2018년 1월 IRGC에 고유 임무와 상관없는 금융 및 상업자산은 매각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IRGC 측 곧바로 성명을 통해 "IRGC의 모든 경제 활동이 합법적인 틀 안에서 이루어지고, 임무와 관련이 있다"며 반박했다.


당시 이란에서는 2017년부터 2018년에 걸쳐 대대적인 시위가 일어났다.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집권 시작과 함께 대이란 제재를 강화하자 이란의 경제가 크게 악화했다. IRGC가 독점한 수많은 기업체와 이권에 대한 국민적인 반발도 거세졌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도 이러한 민심에 따라 IRGC에 자산 매각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IRGC는 이를 거부했다.


MEI는 "당시 격렬했던 이란 내 시위가 잠잠해지자 이후 IRGC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금융·상업자산 매각지시 명령은 찾을 수 없고, 본적도 없다고 해명했다"며 "이후 IRGC는 산하 기업들을 통해 오히려 사업을 더욱 확장했고, 자국뿐만 아니라 주변국들까지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쟁연구소(ISW)와 미국기업연구소(AEI) 산하 중요위협프로젝트(CTP)은 최근 발표한 공동보고서를 통해 "IRGC가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최고지도자로 추대한 이후 이란 내 의사결정을 주도하고 있다"며 "민간 관료들은 의사결정에서 배제됐으며 협상에 제한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IRGC가 모든 수익성 사업을 장악하면서 이란 경제는 성장 동력을 더욱 잃게 됐다. 독일 킬 대학교 안보정책연구소의 사라 바주반디 연구원은 워싱턴포스트(WP)에 "IRGC와 연계된 기업들은 무능하고 부패한 집단들이며 뛰어난 사업수완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조직들이 아니었다"며 "이들은 무력과 협박으로 성공했고, 이들의 경제 장악 비중이 커지면서 이란 경제는 더욱 고립되고 비효율적으로 변했다"고 비판했다.

호르무즈 통제권 안 놓는 IRGC…"추가 분쟁없는 합의 어려울 것"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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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후 IRGC의 새로운 관심사는 호르무즈 해협이 됐다. IRGC는 종전 후 주요 수익원으로 예상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지난 12일 IRGC 산하 해군의 모하마드 아크바르자데 정치담당 부국장은 이란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좁은 호르무즈 해협의 범위가 더 넓어져 광범위한 작전구역이 됐다"며 "이 구역의 폭이 20~30마일(32~48㎞)에서 200~300마일(320~480㎞)로 넓어졌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오만만 일대까지 통제권역을 크게 넓히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한 IRGC의 주도하에 이란 정부도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를 걷기 위한 기관 설립에 나서고 있다. CNN은 지난 7일 호르무즈 해협 일대 해운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란이 새로운 정부기관으로 '페르시아만 해협청(Persian Gulf Strait Authority·PGSA)'을 설립하고 있다"며 "해당 기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들을 감시하고 통행세를 부과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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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IRGC가 현재와 같이 추가적인 전면전 없이 대치상황이 길어지면 해협 통행세를 통해 새로운 자금줄을 회복하고 더 장기항전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외교전문매체인 포린폴리시는 이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IRGC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종료될 때까지 버틸 수 있다고 믿고 있고 실제로 그런 장기 항전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IRGC의 강경한 입장이 무너질 정도의 강력한 공격 없이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렵고, 분쟁이 장기 지속될 가능성이 더 유력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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