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중금리 대출, 반년 만에 3.5조원 쑥↑
"카드론 규제에 활로 찾기…마진 줄어도 불가피"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부애리 기자] 국내 신용카드사들의 중금리(중·저신용자)대출 잔액이 반년 만에 3조원 넘게 급증했다.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이던 이전과 달리, 카드사들이 장기카드대출(카드론) 규제로 수익성 확보에 난항을 겪으면서 대체재 마련에 나선 까닭이다. 금융당국도 인센티브를 강화하며 중금리 대출 활성화에 나선 것도 한몫했다.
19일 아시아경제가 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받은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신한·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의 중금리대출 잔액은 4조5444억원(6월 말 기준)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1조258억원)과 비교하면 343%나 증가한 수치다. 금액으로는 3조5186억원 늘었다.
중금리 대출이란 신용평점 하위 50%(4등급 이하) 차주에게 실행되고, 업권별 금리 상한 요건을 충족하는 모든 비보증부 신용대출을 의미한다. 카드업권의 금리 상한 요건은 올해 상반기까지 11.0%였다.
2년 전인 2020년 말만 해도 7개 카드사의 중금리대출 잔액은 4954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1년 1조258억원으로 1년 만에 107% 증가했다. 2022년 3월 말 기준으로는 2조86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0% 급증했다. 매년 거의 2배 가까이 성장하고 있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 상반기 7개 전업카드사의 중금리 대출 금리 현황을 보면, 최저금리는 KB국민카드가 3.9%로 가장 낮았고 현대카드(4.5%), 우리카드(4.7%), 삼성카드(4.9%), 롯데카드(4.9%), 신한카드(5.3%), 하나카드(7.91%)가 뒤를 이었다. 평균 금리는 현대카드가 8.9%로 가장 낮았고 신한카드(9.0%), 우리카드(9.2%), 삼성카드(9.3%), 롯데카드(9.6%), KB국민카드(9.7%), 하나카드(9.9%) 순이었다.
중금리 대출 실적 증가의 배경엔 금융당국의 관련 인센티브 확대, 대출 감소에 부딪힌 카드사들의 취급 확대 등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올해부터 요건 중 중금리 대출로의 사전공시 요건을 폐지, 차주·금리요건만 충족되면 모두 중금리 대출로 인정키로 했다. 또 카드사는 본업 자산 대비 대출 자산의 비중을 30% 이하로 유제하는 규제를 받고 있는데, 자산 규모 산정시 중금리 대출은 100%가 아닌 80%로 축소 반영키로 했다.
올해부터 장기카드대출(카드론)도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편입되면서 대출 감소를 겪고 있는 카드사들도 중금리 대출로 활로를 뚫는 분위기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DSR 규제로 카드론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카드사들이 상대적으로 마진은 작더라도 자금을 지속해서 운용할 수 있는 중금리 대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업계선 최근 채권금리가 급등하고 있는 만큼 중금리 대출이 계속해서 순항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 당장 지난 17일 기준 여신금융채 AA+ 등급 3년물 금리는 5.711%로 연초(2.420%) 대비 2.3배 수준에 이른다. 오는 11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사실상 '예고' 돼 있는 상태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 등 여신전문금융사들로선 채권금리가 오르면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를 벌충할 수 밖에 없다.
이에 금융당국도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한도 및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위는 올 하반기부터 카드업권의 중금리대출 금리 상한 요건을 종전 11.0%에서 11.29%로 인상하며, 반기마다 조달금리 변동 폭 만큼 한도를 조정한다. 카드사의 경우 금리변경 시점의 전분기 총 차입 잔액에 대한 조달금리와 전월말 신규 카드채 AA등급 3년물 발행금리의 가중평균을 기준으로 한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박 의원은 "금융당국의 인센티브에 따라 중·저신용자가 보다 낮은 중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다만 향후 금리 급등이 예상되는 만큼 실수요와 취약계층을 위한 추가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