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학업성취도 전수평가 원하는 모든 학교 참여할 수 있도록 할 것"
교육부는 일제고사 부활 의미가 아니라고 선긋기
'국가성취도평가' 표집평가 지속…'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는 자율
공약에도 전수평가 명시해 추후 일제고사 부활 가능성도

2022학년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전국 고등학교 1~3학년 학생 95만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24일 서울 용산고등학교 3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학력평가는 코로나사태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전국에서 같은날 동시에 치러진다./사진공동취재단

2022학년도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전국 고등학교 1~3학년 학생 95만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24일 서울 용산고등학교 3학생들이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학력평가는 코로나사태이후 3년만에 처음으로 전국에서 같은날 동시에 치러진다./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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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정부가 기초학력 진단을 위한 학업성취도평가 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전수평가' 발언으로 인해 전수평가가 '부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쟁교육 기조를 강화하려는 포석으로도 해석되고 있다.


11일 교육부는 '1차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초3·중3·고2를 대상으로 시행하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응시대상을 2024년 초3부터 고2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기초학력 진단 보정시스템 대상도 현행 초1~고1인 것을 초1~고2로 확대한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와 기초학력 진단검사를 연계해 개인별 맞춤형 진단을 강화한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응시 결과를 토대로 수준을 판정한 후 기초학력 진단 검사를 통한 정밀진단을 거쳐 기초학력 도달 여부를 판정한다는 것이다. 진단검사 결과와 교사의 관찰·면담 등을 근거로 기초학력 지원 대상 학생도 선정하기로 했다.

대통령이 발언한 '전수평가'라는 표현으로 인해 교육계는 일제고사 부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11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정부에서 폐지한 학업성취도 전수평가를 원하는 모든 학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었다. 교육부가 실시하는 학업성취도 평가는 표집 방식으로 치러지는데 대통령 발언이 전수평가로 전환하는 것처럼 해석될 여지를 주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거나 저희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에서 지금 마련한 거나 일제고사나 전수평가를 부활하겠다는 의미는 전혀 아니다"며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전수평가'는 지난 정부에서 폐지했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나온 용어이고,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는 원하는 학교, 또 참여를 희망하는 학교를 기반으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학업성취도 "전수평가" 尹 발언 혼선에…교육계는 줄세우기 우려 원본보기 아이콘



교육부가 다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전수평가로 발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한 교육부의 현황·문제인식에도 고스란히 담겨있다. 교육부가 배포한 사전 설명 자료에서 기초학력 진단에 대해 '평가가 학교 자율로 이루어져 일관된 기준에 따른 진단이 어렵고, 현재의 진단도구로는 학생의 수준과 능력을 고려한 맞춤형 진단에 한계가 있다'고 명시돼있다. 또 교육부는 '낙인효과를 우려한 학부모(보호자)가 자녀들이 지원 대상 학생으로 선정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도 존재한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6월 국가수준학업성취도 평가를 컴퓨터 기반으로 전환하면서 자율평가는 원하는 학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9월부터 10월 28일, 12월1일부터 내년 3월31일까지 원하는 시기에 신청하면 응시할 수 있다. 이번 기초학력 보장 종합계획의 골자는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확대한다는 의미였지만 다음 단계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전수조사가 될 것이라는게 교육계의 시각이다.


보수 교육감들이 자리잡은 지역에서 학업성취도 확대를 외치고 있다는 점도 전수평가 확대 우려를 높이는 대목이다. 부산시교육청은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를 ‘필수’로 신청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내려보냈고, 강원도교육청은 11월 말 '강원학생 성장진단평가'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시도교육청들의 일제고사 방침에 진보 교원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학업성취도 "전수평가" 尹 발언 혼선에…교육계는 줄세우기 우려 원본보기 아이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김대중·노무현 정부(1998∼2007년) 때 표집 방식이었다가 이명박·박근혜 정부(2008∼2016년) 때 전수평가로 전환돼 '일제고사'라고 불렸다. 학교 서열을 매기는 부작용이 커지면서 2017년 문재인 정부 들어 다시 3% 표집평가로 바뀌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초·중·고교 전수 학력평가를 시행하는 방안을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교육계는 전수평가 발언을 두고 경쟁교육으로 발전할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교육에 대한 대통령의 인식에 경쟁교육 고통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되어 있다"며 "부처의 정책 방안과 정반대로 서열화를 부추길 수 있는 '전수조사', '줄세우기라는 비판 뒤에 숨지 말라'는 말이 대통령의 입에서 나오는 것을 보며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원단체총연합회는 "평가와 진단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결과에 따른 맞춤형 학습지도"라며 "교사가 열정으로 학생 교육에 충실할 수 있는 근본적인 교실 환경 구축과 근무 여건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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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몇몇 시도교육청에서 전수평가를 강요하는 상황에서 자율이란 이름은 허울만 남아있다. 일제고사를 강행하고 성적을 공개해 줄세우기 경쟁교육으로 몰아넣은 이주호 전 장관을 후보자로 지명해 학교 현장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며 "학업성취도평가를 확대 실시하면 초등학교에서부터 국어, 영어, 수학 등 지식 교과를 중심 문제 풀이 수업이 확대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며 다양화된 교육과정이 국영수를 중심으로 획일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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