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천NCC 폭발사고 한 달
고용부·경찰 분리 조사 착수
원인규명·책임소재 장기화

현대재철 사고 도금라인 생산중단
직원들 업무과중·휴가금지 불만 호소
"처벌규정 강력한데…대상·의무조치 불명확"

수사는 길고 책임은 모호…중대재해처벌법 "처벌범위 구체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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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문채석 기자] 여천NCC 여수공장 폭발사고가 발생한 지 한 달여가 지난 가운데 책임 소재를 두고 벌써부터 논란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1월 시행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적용 이후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 관련 법의 모호한 규정에 대한 가늠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사고 책임 의무를 놓고 법적 공방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사고 수습이 길어질 수록 기업과 직원들의 부담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수사 장기화 불가피…기업·직원 부담 늘어나

여천NCC 3공장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회사와 협력업체 관계자 5명이 입건되고 사고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정밀감식 작업이 한창이다.


이번 사고를 조사하는 주체는 고용노동부와 경찰이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와 관련된 내용을 수사하고 있으며, 고용부에서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와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경영자 처벌 여부 등 판가름하는 것으로 나뉜 상태다.

수사 관할이 경찰과 고용부로 각각 분리됐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라는 변수로 여천NCC에 대한 수사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천NCC는 최근 경찰측에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수사를 잠정 연기 신청한 상태다.


고용부는 지난달 14일 이 회사를 압수수색한 이후 본격 조사에 착수한 만큼 일정을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사고가 속출하면서 조사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여천NCC는 지난 8일 임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개최해 자체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 기간 등 회의 결과를 공유하고, 안전보건 관리체계를 노사 공동으로 전면 재검토키로 했다. 하지만 3공장 폭발사고 후에도 1공장 보수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철야작업을 단행해야 했다. 폭발 사고 이후 가동이 중단된 설비를 대체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 2일과 5일 당진제철소와 예산 공장에서 각각 사망 사고가 발생한 현대재철도 사고 이후 안전 수준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사고가 발생한 도금라인 작업은 멈췄고 직원들 사이에서는 업무 가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는 "현대제철 대표가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100일간 휴가를 금지하고 휴일에도 출근하라고 지시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직원은 "대표가 ‘팀장급 이상은 100일간 휴일 없이 비상 근무할 것’, ‘중대한 안전 수칙 위반이 3회 이상 반복될 경우 중징계할 것’ 등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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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업체 사고 책임·안전의무 어디까지

중대재해처벌법의 모호한 법 규정은 시행 초기부터 논란이 됐다. 이 법은 소속 사업장 근로자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장에 관련돼 일하는 용역, 하도급 종사자에게 중대재해가 발생하더라도 경영책임자를 처벌 대상으로 한다. 안전 및 보건확보 의무 대상은 ‘실질적으로 지배·운영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법 제5조 1항)으로 규정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실질적’이라는 표현이 모호해 대상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한다. 경영책임자의 의무 조치에 대해서도 ‘안전보건관리체계구축’이나 ‘안전·보건 관계 법령에 따른 의무이행’ 사항이 구체적이지 않다고 주장한다.


전승태 한국경영자총협회 산업안전보건팀장은 "가장 큰 문제는 책임자의 의무가 불명확하다는 점이고, 관계법령 범위가 어딘지 모르겠다는 얘기도 많다"면서 "강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경영의무를 지켜야하는지 법에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아 모호하다보니 강제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새정부 출범으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대폭 수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당선인은 "중대재해처벌법의 구속요건이 애매하게 돼있다"면서 "형사기소했을 때 여러가지 법적 문제가 나올 수 있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범위를 명확하게 좁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게 산업계의 의견이다. 하청의 현장 근로자나 현장 소장의 불찰 등으로 중대재해 사고사망자가 발생하면 이를 법 적용에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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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사고로 사망한 노동자 4명 가운데 1명은 여천NCC 직원이며 나머지 3명은 모두 협력업체 소속이다. 충남 당진 현대제철소 사고도 피해자는 협력업체인 정비전문업체 근무자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고용부에서 현재 대표와 안전총괄임원 등을 입건해서 조사를 하고 있지만 이들이 처벌 대상이 되는 지는 최종적으로 법적 판단을 받아야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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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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