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군대 가기 전 쓰고 남은 용돈 37만원.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주식이란 걸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입대를 앞두고 비로소 실행에 옮겨졌다. 당시 남들은 다 말렸지만 바닥권이다 싶어 샀던 아큐텍반도체가 사자마자 상한가를 두 번 치며 승승장구 했을 때,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야겠다'로 바뀌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지금, 입대를 앞두고 있던 젊은 청년은 세 자리 수 수익률을 만들어내는 투자고수 '파죽지세(필명)'가 됐다.

아침 7시. 파죽지세는 7개의 모니터 앞에 앉는다. 실질적으로 매매하는 노트북은 하나지만 시황, 뉴스, 종목 정보 등 남은 6개 모니터들이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화면이 드러나도록 세팅을 마친 후에는 오히려 여유롭다. 시장을 보면서 차도 마시고 가끔 딴 생각을 하기도 한다. 전날 밤 늦게까지 다음날 투자 종목에 대한 점검을 완벽히 끝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잠이 많지 않은 편이에요. 새벽 2~3시는 돼야 잠들죠. 투자할 종목은 항상 미리 뽑아놔야 해요. 새벽 시간까지 미국증시를 보면서 뽑아놓은 종목을 더하거나 빼는 수정 작업을 하고 난 뒤에야 잠이 드는 편이에요."

파죽지세의 수익률은 올해 기준으로 원금대비 약 500% 정도다. 한화증권 19회 실전투자대회 드림리그 1위, 한화증권 21회 실전투자대회 스타리그 3위, 동양종금 9차 주식·선물옵션 투자대회 프리미어리그 5위 등 입상경력도 화려하다. '고작 37만원'으로 시작한 파죽지세가 시장을 읽는 비결은 뭘까.


"현금화 할 시기, 투자를 멈춰야 할 시기를 잘 구분해 내는 것입니다."


파죽지세는 "지난 99년 버블장 때나 2007년 상승장 당시 수익을 낸 사람들은 많았지만 막상 그 때 돈을 지금까지 갖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며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항상 사려고만 하는데 적당한 시기에 이익을 현금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익을 현금화할 '적당한 시기'는 언제일까. 그는 "코스피 지수 월차트 5월 이동평균선의 지지를 받고 있을 때는 주식을 가지고 있을 때, 5월 이동평균선의 저항을 받고 있을 때는 현금을 가지고 있을 때라는 점을 항상 기억하고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차트를 열어보면 전자의 경우 반드시 시장은 오르고 있고 후자의 경우 빠지고 있다는 것.


대형주는 이 공식에 맞다면 하락 하더라도 조금씩 더 사들이며 대응하는 편이다. 급등주의 경우 손절매는 시장에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3%보다 조금 더 많은 5~7%에 실행한다. 원칙이 있으니 두려움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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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죽지세가 개미 투자자들에게 하는 조언은 간단하다. 주식에 모든 걸 걸면 안된다는 것이다. '주식에 올인하지 말라'는 투자 상식은 초보들도 다 아는 얘기지만, 투자 고수라 불리는 사람들도 '올인의 유혹'을 떨쳐내기는 어렵다고. 그러니 매일, 매 투자시마다 명심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투자 전문가 소리를 듣는 저만해도 지난달 29일 대회 중에 확신을 가지고 미수를 걸고 '올인'을 했어요.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철도 관련주였는데 새벽에 나온 뉴스라 대응할 겨를도 없이 주르륵 미끄러졌죠. 이날 같은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올인의 무서움은 9번을 성공해도 1번 실패하면 지금까지 쌓았던 모든 걸 잃을 수 있다는 점이에요."


김유리 기자 yr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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