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부족한 여력 지원 위한 범세계적 지원 인프라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지진·해일·산사태·폭설····”

불과 수년전 이들 단어가 뉴스에 언급되는 시간 간격이 매우 짧아지고 있다.


‘재난’이 개인, 사회, 국가를 넘어 전 지구상에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소위 ‘불가항력’이라고도 부르는 재난은 당사자에겐 어찌할 수 없는 운명이, 주변인들에게는 동정과 인류애의 시선으로 도와줘야 할 대상으로 치부됐다.

하지만 이는 재난이 변수였을 때나 가능하다. 재난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에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도 혼자서 이를 해결하기는 매우 어렵다. 최근 지진 피해를 입은 아이티와 같은 개도국들은 국가 재정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재난이 상수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나 사회가 정책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재난에 대비한 예산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국민의 세금 부담이 필요하다. 하지만 개별 국가만의 노력으로는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가 없다. 감상적인 시각을 접고 현실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


◆얼마나 큰 문제인가?= 재난 대처 과정은 3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초기 예방 및 사전 정보 입수 과정이 1단계다. 지진과 해일 같은 사태는 선진국의 경우 통신위성 및 첨단 과학장비로 수분에서 수시간 전에 파악할 수 있다. 짧은 시간이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만 결과를 예상할 수 있으면 그만큼 국민들을 대피시킬 수 있다.


2단계는 재난이 일어난 직후다. 지진이 일어나면 건물이나 도로에서 미처 피하지 못한 사람들이 대거 목숨을 잃거나 건물 더미에 깔리게 된다. 이들을 구해내려면 재난 발생 후 3일 이내에 구조작업을 마쳐야 한다. 하지만 한 번에 수천~수만명을 구해낼 수 있을 만큼 거대한 규모의 구조대를 운영하는 국가는 없다. 재난의 피해를 받은 이재민들에게 당장 먹거리와 잘 곳을 제공해야 하며 의료진 지원도 마찬가지다. 이들의 일손이 부족하면 살아남은 사람도 죽음의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생존이 어려운 국민들은 폭동과 약탈을 벌이게 된다. 그 어느 때보다 치안유지를 위한 경찰력 운영이 시급하다.


공항이나 도로 등 사회간접자본(SOC)가 재난의 피해를 입을 경우 구호품이 와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러한 SOC를 짧은 시간내에 복구할 수 있는 인력도 필요하다.


3단계는 재난 구조활동이 모두 끝난 후의 과정이다. 재난의 충격을 입은 국민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의료 시스템이 유지돼야 하며 생활터전을 잃은 사람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해줘야 한다. 폐허가 된 재난 현장을 원래의 모습으로 복구하는 대규모 공사도 이뤄져야 한다.


이런 일련의 과정은 도표로 그리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복잡한 절차와 거액의 비용을 수반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비록 상수에 가까울만큼 빈도가 늘었다고는 확실하게 일어날 것이라는 보장이 없는 재난 대처를 위해 개별 국가가 대규모 예산을 지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이티와 같은 개도국은 정부의 여력이 없어 이번 구호활동의 대부분을 미국, 프랑스 등 외국의 지원과 원조에 기대고 있다. 이런 국가들에게 재난대처 시스템을 만들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재난대처 부문 사업화해야= 따라서 재난대처 부문을 하나의 사업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선뜻 성금을 내놓는 사람들로선 이해가 가지 않겠지만 재난 대처를 개별 국가가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하고 전문 기업을 만들어 재난 부문에 대한 공공 서비스를 재난 대처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 또는 기관이 진행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3단계 대처 단계를 모두 발휘할 수 있는 재난대처기업은 규모에서 매우 크며 업무 분야도 전 산업을 아우르는 것이 될 것이다. 즉, 통신과 기술개발은 물론 중장비 등 복구장비와 구호장비, 의료진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재난에 필요한 만큼의 수량을 조달·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복구 작업에 필요한 재원을 적시에 마련해야 하므로 재난대처기업은 금융 서비스 기능도 갖춰야 한다. 금융쪽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관보다 기업의 형태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기업의 형태로 운영된다면 투자자 모집이 보다 용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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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구상은 아직까지는 일부에서 전하는 의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1년 9.11테러 후 ‘재난 비즈니스’가 번성한 미국처럼 세계 각처에서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비효율적인 대처로 피해가 증가하는 상황이 되풀이 되지 않으려면 국가를 초월하는 재난대처 지원 기업 또는 기관이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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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명석 기자 oricm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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