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안할 수록 사명감 가져야" SK, 선대회장 혜안 '신경실록'으로 복원
선대회장 육성녹음 등 13만여개
당시 임직원 회의 등 원본 보존
고(故) 최종현 SK SK close 증권정보 034730 KOSPI 현재가 526,000 전일대비 등락률 0.00% 거래량 0 전일가 519,000 2026.05.21 개장전(20분지연) 관련기사 [주末머니]MSCI 5월 정기변경서 3종목 편출된 이유 보니 SK, 소셜벤처 육성 프로그램 출범…스케일업 지원 프로그램 마련 與, 정년연장 상반기 법제화 예고…"일률 강제 안돼" 선대회장이 40여년 전 임원·부장 대상의 신년 간담회에서 정치 불안에 대응하는 기업인의 사명감에 대해 언급한 대목이다. SK그룹이 시대를 뛰어넘는 선대회장의 경영 기록과 메시지를 유고 27년 만에 세상에 내놓는다.
2일 SK는 그룹 수장고에 장기간 보관해 온 최 선대회장의 경영철학과 기업활동 관련 자료를 발굴·디지털로 변환·영구 보존·활용하는 ‘디지털 아카이브’ 프로젝트를 지난달 말 완료했다고 밝혔다. SK는 디지털 아카이브의 자료를 그룹 고유의 철학과 수펙스 추구 문화 확산 등을 위해 활용할 방침이다.
1970~1990년대 한국 경제 도약의 주역이었던 그의 경영 활동을 담은 '선경실록'은 디지털 기록물로 복원된다. 최 선대회장은 사업 실적·계획 보고, 구성원과 간담회, 각종 회의와 행사 등을 녹음해 원본으로 남긴 바 있다. 이를 통해 그룹의 경영철학과 기법을 발전시키고,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기업 경영의 수준을 높이고자 한 것이다. 이 같은 방침은 ‘SK 고유의 기록 문화’로 계승됐다.
이번에 복원한 자료는 오디오·비디오 형태로 약 5300건, 문서 3500여건, 사진 4800여건 등 총 1만7620건, 13만1647점이다. 최 선대회장의 음성 녹취만 오디오 테이프 3530개에 달한다. 이는 하루 8시간을 연속으로 들어도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만큼 상당한 분량이다.
수십 년이 지나 돌아본 최 선대회장의 발언에는 시대를 초월한 혜안이 담겼다. 1982년 신입 구성원과의 대화에서는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에서도 인재라면 외국 사람도 쓰는 마당에 한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지연, 학연, 파벌을 형성하면 안 된다"라며, 한국의 관계 지상주의를 깨자고 임기 내내 여러 차례 강조한다.
1992년 임원 간담회에서는 "연구개발(R&D) 직원도 시장 관리부터 마케팅까지 해보며, 돈이 모이는 곳, 고객이 찾는 기술을 알아야 R&D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며 실질적인 연구를 주문한다. 같은 해 SKC 임원들과 회의에서는 "플로피디스크(필름 소재의 데이터 저장장치)를 팔면 1달러지만, 그 안에 소프트웨어를 담으면 가치가 20배가 된다"며 우리나라 산업이 하드웨어 제조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1990년대 중반 유럽 한 국가의 왕세자 면담을 위해 준비한 보고서에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환경 기준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밖에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 당시 중동의 고위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는 석유 공급에 대한 담판을 짓는 내용이, 1992년 이동통신 사업권을 반납할 때는 좌절하는 구성원들을 격려하는 상황 등이 음성 녹취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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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관계자는 "최 선대회장의 경영 기록은 한국 역동기를 이끈 기업가들의 고민과 철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보물과 같은 자료"라며, "양이 매우 많고 오래되어 복원이 쉽지 않았지만, 첨단기술 등을 통해 품질을 크게 향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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