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노사 '적자 사업부 보상' 이견 못 좁혔다…내일 총파업 강행 예고(종합)
삼성 노사 3차 사후조정 조정 종료
비메모리 적자 사업부 보상 쟁점
노조 "노조는 동의, 사측이 거부"
회사 "적자 사업부 보상, 과도한 요구"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20일 최종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동조합 측은 사측이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에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21일 총파업 강행을 예고했다. 반면 사측은 노조가 매년 수조원대 적자를 보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시스템LSI 사업부에 억대 성과급을 지급하는 식의 무리한 보상을 요구했다며 조정안을 수용할 수 없었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3차 사후조정 회의를 열었다. 이날을 포함해 3일간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를 보지 못하고 조정이 종료됐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삼성전자 노사에 조정안을 제시했으나 2차 사후조정이 불성립됐다"며 불성립 사유에 대해 "중노위 조정안에 대해 노측은 수락했으나 사측이 수락 여부를 유보라고 말하며 서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비록 이번 조정이 최종 합의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노사가 합의해 사후조정을 요청한다면 언제든지 조정을 개시해 노사 교섭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간의 조정 교섭에는 박 위원장의 중재 아래, 노조 측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 위원장과 사측 대표 교섭위원인 여명구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피플팀장(부사장)이 참석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8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20분까지 2차 사후조정을 진행했다. 이어 19일 오전 10시부터 다시 협상을 이어갔지만 20일 자정을 넘겨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정회를 결정했다. 중노위는 차수를 3차로 변경해 이날 오전 회의를 이어갔다.
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노사협상 결렬에 따른 입장을 밝힌 뒤 협상장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40분쯤 회의를 마치고 나와 취재진에게 "공동조사단은 사후 조정 3일 동안 성실히 임하여 접점을 찾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며 "저희는 중노위 위원장님께 진행을 맡겼고 결국 중노위 진행에 의해 사후 조정은 종료됐다"고 밝혔다. 그는 "19일 밤 10시쯤 노조는 중노위가 제시한 조정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20일 오전 11시 사측은 '의사결정이 됐다'는 입장만 반복할 뿐 끝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날 2차 사후조정 회의에서 중노위가 제시한 최종 조정안에 노조는 동의했지만, 사측이 동의하지 않아 합의가 불발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가 적자 사업부에도 과도한 보상을 요구했다며 이를 수용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측은 입장문을 통해 "노조는 회사가 성과급 규모와 내용 대부분을 수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사업부에도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규모의 보상을 하라는 요구를 굽히지 않았다"며 "이는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고 조정안을 수용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또 "이 원칙을 포기할 경우 우리 회사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 산업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 따르면 막판까지 노사 양측은 적자 사업부에 대한 보상 문제를 두고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전체는 대규모 이익을 냈지만 수조 원대 적자를 본 시스템LSI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등 비메모리 사업부가 문제였다. 노조는 올해 영업이익의 15%를 재원으로 특별성과급을 DS부문 70%, 메모리사업부 30%로 나누자고 제안했다. 사후 조정 과정에서는 배분 비율이 DS부문 60%, 메모리 40%까지 조율됐다는 말도 전해졌지만, 노조는 영업이익의 비율을 늘리는 등 이들에게 돌아가는 몫을 늘리는 식의 요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앞서 예고한대로 내일인 21일 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노동조합은 예정대로 내일 적법하게 총파업에 돌입한다"며 "파업 기간에도 타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측은 파업 직전까지 추가 조정의 가능성을 놓지 않고 대화를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전자는 "어떠한 경우에라도 파업이 있어선 안 된다"며 "회사는 추가 조정 또는 노조와의 직접 대화를 통해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주식은 세금 안 내는데" 내년부터 年 250만원 넘...
파업이 시작되면 반도체 생산 차질을 비롯해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 역시 긴급조정권을 검토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