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가격 급등, 가계부채 비율 하향 안정화 힘 싣는다? 왜[BOK포커스]
가계부채 비율, 80%까지 '점진적 하향' 목표
가계부채 관리 강화 속 명목 GDP 큰 폭 상향 전망
주요 반도체 수출물가지수, 1년 새 3배 급등
1분기 명목 GDP 두 자릿수 상승 관측
'80%'. 정부가 2030년까지 달성하고자 하는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다. 현재 80% 후반 수준인 가계부채 비율을 5년 안에 80%로 낮추기 위해선 '점진적 하향 안정화'가 필수적인데, 올해 반도체 가격 급등이 여기에 일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왜일까.
가계부채 비율 80%까지 '점진적 하향' 목표, 이유는
부채가 늘어 이자 부담이 커지면 가계는 지갑을 닫게 된다. 이로 인해 내수가 위축되면 경제 성장이 저해된다. 다만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빚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부채 규모를 무리하게 줄이려다간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를 '증가하되, 그 속도를 우리나라 경제 성장 속도보다 더디게' 하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점진적으로 빚 비중을 줄이겠단 취지다.
목표 수준은 2030년까지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올해 관리 대상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를 지난해(1.7%)보다 0.2%포인트 낮은 1.5%까지 내려 잡았다. 타이트한 부채 관리를 통해 부동산 시장으로 과도하게 쏠린 자금이 기업 등 생산적인 부문으로 흐르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8.6%였다. 코로나19를 지나온 이후, 그 이전 수준(2019년 말, 89.6%)을 처음으로 밑돌았다.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말 97.1%로 급증한 데 이어, 2021년 말엔 98.7%까지 치솟았다. 이후 2022년 말 97.3%, 2023년 말 93.0%, 2024년 말 89.6%로 서서히 하락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부채 비율이 내려간 건 6·27 대책, 10·15 대책,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3단계 시행 등 고강도 대출 규제를 지속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정부 가계부채 관리 속 관건은 '명목 GDP 증가율'
올해 역시 정부의 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계부채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관건은 부채 비율을 계산할 때 분모가 되는 '명목 GDP 증가율'이다. 명목 GDP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가치를 그 생산물이 생산된 기간의 가격을 적용해 계산한 것으로, 최종 생산물의 수량뿐 아니라 가격 변동분이 고스란히 포함된다.
올해 1분기 명목 GDP는 최근 발표된 실질 GDP 증가율(1.7%)을 크게 웃돌았을 것이라는 관측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반도체 수출 급증과 깜짝 실적의 배경에 물량 증가뿐 아니라 가격 급등이 있었다며, 1분기 명목 GDP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에 따르면 D램과 플래시메모리 수출물가지수는 지난해 4월 원화 기준 각각 88.46, 81.04(2020년=100)에서 지난 4월 각각 294.36, 218.26으로 급등했다. 1년여 만에 최대 233% 뛴 셈이다. 올해 1분기 명목 GDP는 다음 달 9일 발표된다.
연간 명목 GDP 상승률 역시 중동 분쟁 등의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도 '반도체 효과'에 힘입어 전년 수준을 훌쩍 웃돌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명목 GDP는 2663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2% 늘었다. 명목 GDP가 이처럼 커지면 가계부채 비율은 자연스럽게 하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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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주택 관련 대출 증가 추이는 여전히 변수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통계1국 금융통계팀장은 "가계 대출에 선행하는 주택 매매 거래가 이달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이전 매물 출회로 인해 증가했다"며 "주택 관련 대출이 다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당분간 가계 대출 상황을 유의 깊게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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