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은행, 탄소중립 목표 달성 아직 멀었다"
한은 '최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관리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국내 은행, 적극적인 감축 노력 없이는 2030년 중간목표 달성 어려워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탄소중립을 위해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국내 은행들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감축 전략을 자율 공시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적극적인 감축 노력이 없다면 2030년경 은행들이 설정한 중간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거란 평가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17일 발간한 'BOK 이슈노트, 최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관리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기업신용)은 1억5700만톤으로 2022년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됐다.
금융배출량이란 금융기관들의 탄소배출 감축 노력을 측정하고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금융기관이 대출, 주식, 채권 매입 등 신용공급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부분을 의미한다.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을 은행별로 보면 특수은행이 8000만톤으로 전체 국내은행 금융배출량의 50.8%를 차지했고, 시중은행은 6650만톤으로 42.2%, 지방은행은 1090만톤으로 6.9%를 차지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이 전체의 48.4%(7620만톤), 서비스업이 32.7%(5160만톤)을 차지했다.
이처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이 감소한 건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의한 것이지 은행의 직접적인 감축 노력의 결과로 보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배출량 변화에 대한 기여율을 보면 발전(24.4%), 요식업(21.5%)이 전체의 45.9%를 차지했다. 반면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인 시멘트(2%), 화학(0.5%) 등의 영향은 미미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상훈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지속가능성장연구팀 과장은 "국내은행들이 금융배출량 감축을 위해 인프라 구축을 하고 있지만 이는 대기업에만 해당된다"며 "중소기업은 당장 가시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온실가스 감축 유인이 적어 발전 부문에 집중된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서 배출량을 줄인 효과가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2030년 설정한 배출량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감축 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1년,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26.3%에서 40%로 확대하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목표를 발표해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의 NDC 감축효과를 반영해 금융배출량을 추정하면, 2030년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규모는 2019년 대비 26.7~26.9%(1억2190만~1억2230만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은행이 설정한 감축목표(평균 35% 감소)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박 과장은 "은행들이 자체 설정한 중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NDC 달성 노력 외에 은행 자체의 추가 감축 노력이 동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제조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산업구조 ▶중소기업 중심의 여신구조 ▶녹색금융 인프라 부족 등이 배출량 감축을 제약하는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부가가치 비중은 2022년 기준 25.6%로 OECD 평균(13.4%), 미국(10.7%), 일본(19.2%)보다 높다. 또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상당 부분이 중소기업과 연계돼 있지만, 중소기업은 탄소배출량 감축 의무 대상이 아니다 보니 감축을 해야 할 유인이 적고 친환경 기술 개발을 위한 인적자원이나 투자자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녹색금융 내부 취급 절차를 설정하고 운용하는 은행도 35%로 소수에 불과해 금융배출량 감축 전략이 본격화되기 어려운 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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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과장은 "향후 은행이 금융배출량 감축 중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금융배출량을 관리하는 관리지표를 다양화하고, 중견·중소기업의 녹색투자 유인을 제고, 기후공시 및 녹색금융을 표준화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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