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대기업 다 떠난다"…재계, 파업 리스크에 공장 해외 이전 우려
21일 사상 최대 총파업 앞두고 재계 초긴장
"현대차처럼 해외로 눈 돌릴 수도"
국내 고용 감소·기술 유출 악순환 우려
오는 21일 예정된 삼성전자 총파업을 앞두고 재계에서는 노사 갈등이 국내 생산기지 축소와 해외 투자 확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생산 차질 리스크가 커질 경우 기업들이 국내 대신 해외 생산라인 투자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창한 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18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노사 문제가 심각해지면 삼성도 현대자동차처럼 국내에 공장을 안 지으려고 할 것"이라며 "공장이 나가면 사람과 기술도 따라 나가게 된다"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국내의 경직된 노동 시장과 노사 갈등 리스크가 기업의 국내 투자 기피와 해외 공장 이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과거 반복된 노사 갈등과 높은 생산 비용 부담 등을 고려해 해외 생산 거점을 꾸준히 확대해 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1996년에 충남 아산공장을 세운 이후 25년여간 국내에 대규모 완성차 공장 신설이 전무했다. 대신 미국 앨라배마, 체코, 브라질 등 해외 투자를 지속해서 이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2012년 당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국내외 공장 추가 증설 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안다"며 "2012년은 현대차 노조가 임금협상 과정에서 12차례 파업을 단행하며 1조7000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생산 차질이 빚어진 해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당시 임원진에 "생산능력은 이미 충분하다. 공장을 더 지을 필요는 없다"며 외연 확장 대신 내실을 다지는 품질 경영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치명적인 생산 중단 리스크를 마주한 삼성전자 역시 중장기적으로 국내 생산라인 투자 전략에 보다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반도체는 24시간 내내 정밀하게 가동돼야 하는 연속 공정의 결정체로, 미세한 멈춤도 전 라인의 웨이퍼(반도체 원판)를 폐기해야 하는 막대한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만약 오는 21일부터 18일간의 총파업이 실현될 경우, 셧다운된 라인을 재가동하고 수율(합격품 비율)을 정상화하는 데에만 2~3주가 더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결과적으로 생산 차질 기간만 총 한 달이 넘어가는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미래 성장동력과 경쟁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요국들이 대규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앞세워 반도체 생산기지 유치 경쟁에 나선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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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석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는 "이번 파업으로 삼성전자가 당장 메모리 공장을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은 적지만,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는 투자를 미국에서 늘리려 할 수도 있다"며 "삼성전자가 주춤하는 사이 라인을 증설하며 치고 올라오는 중국 기업들이 공급 계약을 가져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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