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의원이 10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민생을 외면하는 양당 기득권과 '비토크라시(vetocracy)'로 가득 찬 정치를 끝장내야 한다"고 일갈했다. 조 의원은 평소에도 우리 정치가 극복해야 할 큰 문제로 거대 양당의 대결 정치와 비토크라시를 유발하는 팬덤 정치를 지목해 왔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해 4월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재석 290명, 찬성 177명, 반대 112명, 무 1명으로 결국 부결됐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난해 4월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재석 290명, 찬성 177명, 반대 112명, 무 1명으로 결국 부결됐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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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크라시란 상대 정파의 정책과 주장을 모조리 거부하는 극단적인 파당 정치를 뜻한다. 민주주의(democracy)라는 단어 속에서 대중을 뜻하는 데모(demo) 대신 거부를 뜻하는 비토(veto)라는 단어로 대체해 만들어져 '거부 민주주의'라고도 불린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상대 정당이 추진하는 입법과 정책을 방해하는 정치 형태를 의미한다.

이 말은 <역사의 종언>으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가 2013년 '비토크라시가 미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미국의 양당 정치를 비판하며 처음 사용한 용어다. 후쿠야마 교수는 정당과는 상관없이 미국 정치권을 관통해왔던 최소한의 정치적 공감대가 사라지면서 '무조건적 반대'가 미국 정치를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미국에선 오바마 케어를 둘러싸고 정치권의 대립이 극심한 상태였다. 우여곡절 끝에 법은 통과됐지만, 후임 트럼프 행정부가 오바마 케어 무력화에 나서는 등 정치적 후유증이 만만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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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치에서도 상대 정당이 내놓은 법안 등을 무조건 반대하는 '발목잡기' 행태가 등장할 때 비토크라시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 양곡관리법,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 및 방송 3법, 쌍특검법 등에 대해 일제히 거부권을 행사했다. 169석의 거대 야당이 타협 없는 관철 의지를 드러내며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여당 역시 한 치의 물러섬 없이 강하게 맞서며 저지해 비토크라시가 정점에 달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현 정부가 기업 경영하기 좋은 환경, 경제 활성화를 위해 법인세 인하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야권에선 '부자 감세'라며 강하게 반대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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