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인위적 가격조정?...美반독점 소송 새국면
아마존과 반독점 소송을 벌이고 있는 미국 규제당국이 아마존이 '가격조정 알고리즘'을 통해 1조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법원이 이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의 결정적 증거로 인정할 경우 소송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미 워싱턴주 시애틀연방법원에 제출한 반독점 소송 소장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FTC는 아마존이 시장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소비자 가격을 인위적으로 통제해왔다는 혐의를 입증할 객관적 증거로 '네시 프로젝트'를 제시했다.
WSJ에 따르면 FTC는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진 독점력으로 인해 경쟁업체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구도를 만들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도록 유도했다"고 소장에 적시했다. 그러면서 "아마존의 이 같은 전략은 네시 프로젝트라는 알고리즘 기술을 통해 구현됐다"면서 "이 알고리즘은 경쟁사들의 가격 인상을 유도하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조작해 특정 상품으로 유도해왔다"고 지적했다.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갑 중의 갑'의 위치가 된 아마존이 중개자 역할에 머무르지 않고 플랫폼 독점력을 이용해 경쟁업체들의 가격을 인상하고 소비자들에게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도록 하는 등 폐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게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WSJ은 "미국 전자상거래의 40% 비중을 차지하는 아마존이 이 알고리즘을 통해 온라인 시장에서 가격을 인위적으로 부풀려 가격 상한선이 형성됐고, 그 결과 경쟁과 혁신, 소비자 선택을 감소시켜 소비자와 판매업자 모두의 이익을 해쳤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WSJ은 아마존이 이 알고리즘을 활용해 2019년까지 총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지적했다.
외신들은 이번 주장이 아마존을 겨냥한 FTC의 반독점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했다. 법원이 이 알고리즘을 아마존의 독과점 폐해를 입증하는 결정적 근거로 인정할지가 관건이다. WSJ은 "이 알고리즘은 아마존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가격 결정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며 "이는 '가격은 (우리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업자들이 스스로 정한다'는 아마존의 그간 주장과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해당 알고리즘은) 이미 몇 년 전에 폐기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어 법정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마존 대변인은 "FTC의 주장은 이 알고리즘의 특성을 심각하게 잘못 파악하고 있다"면서 "가격 매칭으로 인해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지는 것을 막기 위한 단순한 목적의 프로젝트였다"고 주장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검은 월요일에 줍줍 하세요"…59만전자·400만닉...
앞서 FTC는 지난달 26일 아마존을 상대로 미 워싱턴주 시애틀연방법원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 시작된 4년간의 반독점 싸움을 법정에서 본격화했다. FTC는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소비자에 대한 지속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아마존이 자산을 매각하도록 강제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고 밝히며 기업 분할 수준의 초강력 제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