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전문가 관저 방문 논란에 與野 다시 '무속 공방'
의사결정, 역술인 개입 논란 쟁점으로
군사기지보호법 위반 여부도 논쟁
지난해 대통령 관저 선정 과정에서 풍수전문가가 공관을 다녀갔다는 정황이 나오면서 여야가 또다시 '무속 프레임'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역술인 '천공'의 대통령 관저 선정 개입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천공이 아닌 백재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겸임교수가 지난해 3월 육군참모총장 공관에 다녀간 정황을 포착하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국가 의사결정 과정에 역술인이 개입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24일 YTN 라디오에서 "역술인 그리고 허락받지 않는 민간인이 국가 의사결정에 참가한 것이 문제"라며 "개인적으로 사주팔자를 보든 풍수지리를 보든 그것을 비난하고 싶지는 않은데, 국가 운영에 역술인이 참여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대통령실은 왜 그 사람이 갔는지, 그 사람에게 자문료는 어떻게 됐는지, 또 의사결정 과정은 어떻게 됐는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실을 향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가 시스템에서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의견을 들어 문서에 남기는 것은 당연히 공적 시스템에 활용할 수 있다"면서도 "공적 시스템은 공개성과 투명성, 공정성의 문제가 있는데, 이를 아무도 모르게 숨어서 하는 것 자체가 공적 시스템이 붕괴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2월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육군총장 공관과 육군 서울사무소에 대한 민간인 출입 기록을 묻는 말에 "개별 출입 기록은 없다"고 답변한 것을 문제 삼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민의힘은 "백 교수는 풍수지리학계 최고 권위자"라며 대통령실을 옹호하는 동시에,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내외 역시 백 교수를 만난 적이 있다며 역공을 펼쳤다.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백 교수는 풍수지리학 석사, 미래예측학 박사로서 풍수지리학의 최고 권위자로 불리며 그간 풍수지리학에 대한 다수의 자문을 해왔다"며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뿐 아니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부부와도 만나 풍수지리에 대한 조언을 한 것으로 익히 알려져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백 교수의 자문을 들은 바는 있으나, 최종 관저 선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4일 SBS 라디오에서 "백 교수는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둘러봤고 외교부 공관이 좋지 않다는 조언은 하지 않았다고 드러났다. 이분의 조언을 듣고 공관을 옮긴 것도 사실이 아닌 상황"이라며 "여러 전문가, 그 가운데 풍수 전문가의 조언을 받은 것에 불과하고 이분의 의견이 실제 관저에 반영되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여야 공방과 별개로 민간인인 백 교수의 군사보호시설 출입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총장 공관이 위치한 한남동은 당시 합참의장, 해병대 사령관, 국방부 장관, 외교부 장관 공관 등 우리나라 안보 핵심 라인들이 있는 특수 구역이었다"면서 "군사시설보호법에 따라 민간인이 정식 절차를 밟지 않고 무단출입했다면 해당 민간인뿐만 아니라 관련자들도 처벌을 받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군사기지보호법) 제9조에 따르면 군사보호시설에 허가 없이 들어갈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관저 선정 당시인 지난해 3월 육군 서울사무소는 군사시설보호구역이었지만, 육군참모총장 공관은 이에 해당되지 않다가 같은 해 8월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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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 전 대변인은 육군 서울사무소 출입과 관련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 경찰 발표에 따르면 백 교수가 청와대 이전 TF 팀장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 부팀장인 김용현 경호처장 등과 함께 육군참모총장 공관을 다녀간 정황이 포착됐으며, 서울사무소 출입과 관련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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