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藥국가]⑤"감옥에서 김치까지"…캄보디아 총책 '송'
■ 1장. 이미, 마약이 덮친 나라
경찰, '마약상' 박왕열·최병민 잇따라 송환
캄보디아 감옥에서 마약 유통하는 송모씨
'우롱차 마약'이 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골든 트라이앵글은 거대한 산악 지대다. 태국·라오스·미얀마 3개국의 접경 지역에 걸쳐 있다. 예로부터 세계 최대의 마약 생산지로 악명을 떨쳤다. 험준한 산악 지형 아래 메콩강이 흐른다. 복잡한 지형은 공권력의 감시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 지역을 가로지르는 메콩강은 마약을 세계 각지로 뿌리는 '밀수 통로' 역할을 한다.
골든 트라이앵글은 거대한 마약 생산지다. 최근 '텔레그램 전세계' 박왕열(47) 송환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마약 조직들은 이 지역을 거점으로 필리핀·캄보디아 등 인접 국가에서 활동을 전개한다. 현지 공권력과 결탁해 한국으로 마약 밀반입을 계속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
경찰청 마약조직범죄수사과는 지난 1일 박씨에게 마약을 공급해온 '텔레그램 청담사장' 최병민(51)을 태국 현지에서 붙잡아 국내로 압송했다. 박씨는 필리핀 교도소에서 수감 중 자유롭게 마약 유통을 지시했다. 그에게 마약을 공급한 혐의를 받는 최씨는 태국에 거처를 두고 있었다.
수사 당국은 박씨와 유사한 혐의를 받는 캄보디아의 60대 송모씨를 주시하고 있다. 마약 유통에 정통한 소식통은 "박왕열은 이 바닥에서 쳐주지도 않는데 '마약왕'이라는 호칭이 붙어 어이가 없었다"며 "송씨는 유통 규모·네트워크 등 모든 면에서 비교가 안 되는 사이즈"라고 했다.
송씨는 '미스터 송'이라고도 불린다. 2019년 3월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2020년 7월 필로폰 소지 혐의로 체포됐다. 그러나 현지 교도소에서 휴대전화를 자유롭게 사용하며 마약 밀반입을 계속하고 있다. 외교가 소식통은 "송씨가 현지 교도소에서 김치를 담가 먹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유롭게 지내는 것으로 파악했다"며 "음식도 한국 음식만 챙겨 먹는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송씨는 가족까지 범죄에 연루시켰다. 지난해 12월 그의 90대 노모에게 징역 1년이 선고됐다. 불상자로부터 현금 4억원을 받아 지정 계좌로 송금한 혐의다. 아들이 지시한 일이었다.
다만 캄보디아 당국의 협조가 원만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직 수사 관계자는 "여러 차례 송환을 시도했지만, 태도가 상당히 비협조적"이라며 "스캠(사기) 단지 수사도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섰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캄보디아 측은 범죄자 송환 요청에 '한국 내 반(反) 캄보디아 정부 활동가를 잡아 맞교환하자'는 식으로 억지를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수사 당국은 이 대통령의 지시로 초국가범죄 특별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있다. 특히 경찰이 현지 수사 당국과의 협력 수위를 높여가고 있어 송씨 송환에도 기대가 커진다.
스캠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데 앞장섰던 '코리아 전담반' 업무 범위를 마약·도박까지 넓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써 탯(Sar Thet) 캄보디아 경찰청장과 치안총수 회담을 열고 초국가범죄 대응 강화를 논의했다.
공적개발원조(ODA) 등으로 협조를 끌어내는 게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경찰청은 치안 ODA 사업을 통해 한국형 선진치안 시스템과 첨단 수사기법 등을 전수하기로 했다. 현지 치안 역량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우리 경찰의 관여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팀|장희준 오지은 박호수 이지예 박재현 기자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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