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들, 지역서 선거로 선출
사실상 '선거조직' 운영하는 셈
총선 앞두고 이들 입장이 관건

최근 일부 새마을금고에서 대규모 인출 사태(뱅크런)가 벌어지면서, 새마을금고 관리감독권을 행정안전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이관하는 문제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이를 위한 관련법 개정 필요성에 대해 여야 모두 공감하지만,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의 지역선거 영향력이 막강해 총선을 앞두고 이들의 입장이 변수라는 지적이다.


'금융위 이관' 새마을금고법 개정, 총선 때문에 또 좌초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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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국회행정안전위원회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새마을금고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새마을금고의 신용사업 감독권을 행안부에서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이다.

새마을금고의 관리감독권 이전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8대 국회에서 이은재 한나라당 의원을 중심으로 금융위가 새마을금고를 감독하자는 법안이 발의됐지만 임기 만료로 폐기 됐다. 19대 국회에서는 이만우 새누리당 의원과 같은 당 성완종 의원, 김관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20대 국회에서는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각각 관련법을 발의했지만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 됐다. 21대 국회에서도 이형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법이 행안위에 계류된 상태다.


15년째 방향성을 못 잡고 있지만, 정치권은 이번에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최근 뱅크런 논란으로 금고가 통폐합되는 등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법안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총선을 1년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각 지역 새마을금고의 정치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한 행안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에서 개정안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며 "법안이 9월 정기국회서 본격적으로 논의되면 이런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위 이관' 새마을금고법 개정, 총선 때문에 또 좌초하나 원본보기 아이콘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이 개정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관리감독권이 행안부에서 금융위로 넘어가면 규제가 더욱 촘촘해질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의 한 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새마을금고는 상호부조기관으로 탄생했다"며 "일반금융의 감독 잣대를 들이대면 조합원들이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이 지역에서 막강한 '표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정치권에는 부담스러운 점이다. 투표로 선출되는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은 대부분 지역 유지이다. 이 때문에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 전임 구의회 의장이 출마하거나, 현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지역의 군수나 구청장으로 출마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올 초 충청북도 모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서 이 지역의 전직 군의회 의장이 당선됐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전라남도 모 군수 선거에서 이 지역 새마을금고 이사장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경선에 출마해 50%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상대 후보가 가산점을 포함해 더 높은 지지율을 받아 고배를 들기는 했지만, 새마을금고 이사장 타이틀로 과반 지지를 얻은 것이다. 이처럼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이 지방선거나 총선 등 선거 때마다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어 정치권발(發) 개혁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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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이번에도 임기 만료로 관련법안이 폐기 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올 하반기부터 사실상 국회가 총선 모드로 전환하기 때문에 관련 법안 논의가 제대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서울 지역 모 구의원은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의 경우 대의원들이 투표에 나서는데 금고마다 100명 정도인 대의원은 대부분 현직 이사장의 강력한 선거조직으로 보면 된다"며 "보통 총선 지역구에 여러 개의 새마을금고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같이 탄탄한 조직을 가지고 있는 이사장들이 금융위 이관을 반대할 경우 현역 의원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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