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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과외 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 살해 정유정 구속기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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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사체손괴·사체유기·절도 등 혐의
'과외 앱' 통해 54명에 대화 시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 살인" 결론

과외 앱을 통해 만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재판에 넘겨졌다.


부산지검 전담수사팀(팀장 송영인 형사3부장)은 21일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및 절도 혐의로 정유정을 구속기소했다.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과외 앱을 통해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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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5시50분경 과외 앱을 통해 물색한 피해자(사망 당시 26세)에게 접근해 피해자의 집을 방문한 후 미리 준비한 과도로 피해자의 전신을 여러 차례 찔러 목정맥 절단 및 폐손상으로 사망케 해 살인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유정은 같은 날 오후 6시10분에서 오후 9시 사이 미리 준비한 중식도로 피해자의 사체를 훼손해 사체를 손괴한 뒤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새벽 1시15분경 피해자의 사체 일부를 경남 양산시 소재 공원에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정유정이 범행 당시 자신의 옷에 피가 묻자 피해자의 옷을 입고 간 것에 대해서는 절도 혐의가 적용됐다.


지난 2일 경찰로부터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강력범죄전담부 소속 3개 검사실로 전담수사팀을 편성해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구속기간을 이날까지 연장해 정유정이 범행대상을 물색했던 과외 앱 회사와 정유정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정유정의 휴대전화와 노트북을 포렌식하는 등 보강수사를 진행했다.


또 검찰은 정유정 휴대전화 통신내역과 발신기지국위치을 확인하고, 정유정 계좌 거래 및 카드 사용 내역을 압수수색하는 한편, 대검찰청 심리분석관까지 투입해 정유정에 대한 통합심리분석을 진행했고, 법의학자, 범죄심리학자, 정신의학과 전문의 등의 자문을 통해 정유정의 범행동기를 규명했다.


이를 통해 검찰은 정유정의 범행동기와 범행을 결심한 지난달 20일부터 범행 후 체포된 지난달 27일까지의 동선과 범행대상 물색 방법, 범행 준비·실행 과정 등을 세밀하게 복원하고,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계획 살인임을 밝혀냈다.


애초 정유정은 체포된 때부터 검찰로 송치된 직후까지 '과외를 위해 피해자를 만났다가 다툼이 생겨 발생한 우발적 살인'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정유정의 휴대전화 검색 내역 및 사진파일, 과외 앱의 등록정보, 대화내역 등을 추가로 확보해, 이번 사건이 철저히 준비된 계획적 범행임을 밝혀냈다.


검찰은 정유정이 과외 앱을 통해 총 54명의 과외강사들에게 대화를 시도한 사실과 혼자 거주하는 여성 중 피해자의 집에서 과외 수업이 가능한 대상을 물색하다가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선택한 뒤 마치 중학생 딸이 과외를 받으러 가는 것처럼 말해 피해자를 안심시킨 후 피해자의 집에 찾아가 살해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안 죽이면 분이 안풀린다'는 정유정의 살인 암시 메모와 정유정이 인터넷을 통해 '살인 방법', '사체 유기' 등 단어를 검색한 기록도 확보했다.


우발적 범행을 주장하던 정유정은 검찰이 확보한 증거를 확인한 이후 과외 앱을 통해 처음부터 살인 대상을 물색했고, 미리 준비한 과도와 중식도로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손괴한 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통합심리분석과 정유정과 아버지의 통화 녹음 파일 분석 등을 통해 범행동기를 분석한 결과 정유정이 불우한 성장 과정, 가족 관계, 현재 처지에 대한 불만 등으로 인한 분노를 소위 '묻지마 살인' 방식으로 해소하겠다는 동기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했다.


통합심리분석에서는 정유정이 억눌린 내적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그러한 행동을 하는 데에 거리낌 없는 성격적 특성(사이코패스적 특성)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결과가 나왔다.


범행동기와 관련 일각에서 정유정이 '신분 탈취'를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지만, 정유정은 살해하기 용이한 조건을 기준으로 피해자를 정한 것으로 확인됐고, '신분 탈취' 목적이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검찰은 전했다.


특히 정유정이 범행 당시 피해자의 옷으로 갈아입었던 것은 살해 범행으로 자신의 옷에 혈흔이 튄 상태에서 외부로 나가기 위해 옷을 갈아입었던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또 검찰은 부검감정 결과, 범행 장소 인근 CCTV 영상, 정유정의 휴대전화 분석 등을 통해 이번 범행이 정유정의 단독범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한편 정유정은 사체유기 과정에서 다수의 CCTV에 노출되고, 택시로 이동하다가 택시기사의 의심을 사는 등 다소 치밀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정유정이 자동차나 운전면허가 없기 때문에 범행 과정에서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사회 경험이 적어 곳곳에 설치된 CCTV 노출 가능성을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했다.


부산지검 관계자는 "본건은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과외 앱을 통해 생면부지의 여성에게 학생으로 가장해 접근한 후 잔혹하게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유기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안겨준 사안인 바, 피고인에게 죄에 상응하는 중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수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 관계자는 "아울러, 유족 구조금 및 장례비 지급, 심리치료 등 피해자 지원에도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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