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외부에만 공개한 '위성 실패' 주민 공개
태영호 "천리마는 김일성 연상시키는 이름"
"기술적 결함 vs. 재발사 강행"…해석 분분

북한이 당초 대외적으로만 공개했던 '군사 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내부 주민들에 공개한 이유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특히 당 전원회의에선 '간부들의 무책임성'을 크게 질책했는데 발사체의 미비점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사전 보고되지 않았거나, 기술적 결함이 예상보다 커 재발사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의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관영매체를 통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를 보도했다. 중앙위 정치국은 안보 정세에 관한 보고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결함들도 있었다"며 서해로 추락한 우주발사체를 '가장 엄중한 결함'이라고 규정했다. 특히 "위성발사 준비사업을 책임지고 추진한 일군(간부)들의 무책임성이 신랄하게 비판됐다"고 강조했다.

제8차 전원회의 주재하는 북한 김정은

제8차 전원회의 주재하는 북한 김정은

AD
원본보기 아이콘

앞서 북한은 지난달 31일 정찰위성이라 주장한 '만리경 1호'가 탑재된 장거리 로켓 '천리마 1형'을 발사했지만, 비정상 비행을 한 끝에 서해로 추락했다. 북한은 우주발사체가 추락한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사 실패'를 대외적으로만 인정했고, 이후 우리 군 당국은 잔해물을 건져 올려 한미 공조 하에 정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탈북 외교관' 출신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이 위성 실패의 원인을 '간부들의 무책임성'이라고 평가한 것을 보면, 원인 규명 과정에서 김정은도 (발사체가) 기술적으로 완성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된 것 같다"고 예상했다.

특히 태 의원은 '천리마'라는 명칭이 김일성 주석과 연결된다는 점을 언급하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위성 실패의 부담이 예상보다 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만일 누군가 김정은에게 위성 실패 가능성을 암시해줬다면 자기 할아버지의 가장 큰 치적으로 평가되는 '천리마 운동'을 상기시키는 '천리마'라는 명칭을 위성 운반체에 붙이진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김정은에겐 위성 실패 자체보다도 김일성과 직결되는 천리마가 서쪽 바다에 처박혀 우리에게 인양된 사실이 더 가슴 아플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아가 태 의원은 "북한은 체제 특성상 약자로 보이지 않으려 중대한 무기를 완성한 뒤 군사 강국의 이미지를 갖고, 외부의 요청으로 대화에 나서는 듯한 패턴을 반복했다"며 "이번에도 상반기 안에 군사 정찰위성을 성공시킨 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정찰위성 등을 거머쥔 지도자로 하반기에 주변 국가들과 대화에 나서려고 했으나, 스텝이 꼬인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최고지도자 책임 회피" vs. "재발사 강행할 듯"
북한, '실패한' 위성 발사 장면 공개

북한, '실패한' 위성 발사 장면 공개

원본보기 아이콘
우리 군 당국이 인양한 북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 잔해물. /사진공동취재단

우리 군 당국이 인양한 북한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 잔해물. /사진공동취재단

원본보기 아이콘

전문가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정찰위성 실패를 대내 공개한 배경에 대해 "김정은이 두 차례나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하고 발사 기일까지 공개하면서 상반기 핵심 성과로 추진했지만 결국 실패하면서 체면을 구긴 상황"이라며 "그 책임을 실무진에게 전가하고 최고지도자의 책임은 회피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홍 실장은 북한이 재발사를 예고한 정찰위성의 기술적 결함이 예상보다 크기 때문일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단순한 결함이라면 전원회의에서 '신랄한 비판'까지 하며 문제화하지 않고 발사 강행으로 갔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실패를 인정하고 관련 일군들의 무책임성을 비판했다는 것은 결함 해결에 긴 시간을 요하거나 단순한 결함이 아닐 수 있다"고 했다.

AD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총장은 "전원회의에서 기술적 결함을 논하기보다 정치적 문제로 이야기된 만큼 최대한 빠르게 위성 재발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양 총장은 이번 전원회의에서 경제문제와 관련해선 당 경제부장이 전현철에서 오수용으로 교체되는 문책성 인사가 있었지만, 정찰위성 관련자가 해임·교체되진 않았다는 점을 관측의 근거로 제시했다.


장희준 기자 jun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