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강제노동' 첫 조사…"실태 최대한 알릴 것"
통일부, 연구용역 발주…"권리실태 알리겠다"
최근 5년 동안 입국한 탈북민 50명 심층면접
"축적해온 데이터로 정부가 보고서 발간해야"
정부가 북한에서 벌어지는 '강제노동 실태'를 처음 조사한다. 당초 연구가 비공개로 설정돼 '깜깜이'란 지적도 나왔지만, 통일부는 북한인권 실태를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차원에서 조사 결과를 최대한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20일 통일부에 따르면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는 지난 14일 '북한 내 강제노동 실태 심층조사·연구' 용역에 대한 공모를 냈다. 지난해 근로권(노동권)에 관한 연구용역을 발주한 바 있지만, '강제노동'이라는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심층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기간은 5개월로, 이르면 연말 결과물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연구는 먼저 최근 5년 이내 입국한 탈북민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한다. 이를 통해 북한 내 구금시설, 학교, 각종 사회조직 등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강제노동 실태를 파악하겠다는 목적이다. 김정은 정권을 기점으로 강제노동 양상이 어떻게 변화했으며,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강제노동에 동원하는 관계 법령 및 제도까지 조사할 계획이다.
북한의 강제노동은 '현대판 노예제'로 불린다. 나이·성별과 무관하게 당 지도부의 뜻대로 무상노동에 동원되기 때문이다. 일례로 북한은 이달 7일 만 7~14세 학생들이 모인 조선소년단에서 방사포를 마련해 인민군에 선물했다고 선전한 바 있다. 이른바 '좋은 일 하기 운동'을 통해 재원을 마련했다는 것인데, 어린 학생들을 폐품 수집 등에 동원하는 강제노역을 포장한 것이다.
다만 이번 연구용역은 '비공개'로 설정돼 불필요한 조치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북한인권 실태를 널리 알리겠다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와도 맞지 않는 데다 북한인권기록센터는 이미 '북한인권보고서' 비공개로 지난 정부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섰던 조직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던 북한인권보고서를 올해 처음 공개한 바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도록 설정된 것은 문항 개발 등 내부 참고용을 염두에 두고 용역을 냈기 때문이다"라며 "공개 필요성 등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으며, 개인신상을 비롯해 비공개 처리해야 할 사항을 걸러낸 뒤 국민들이 북한의 권리침해 실태를 알 수 있도록 연구 결과를 최대한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축적한 데이터로 '세부 보고서' 발간해야"
더는 민간이 아닌 정부 차원에서 북한인권에 관련한 세부 보고서를 발간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북한인권법 제정 이래 7년 동안 통일부가 축적해온 데이터를 보고서 발간 등에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최용석 통일부 북한인권기록센터장은 지난 4월 토론회에서 북한인권보고서의 내용적 한계를 인정하고 "종합 보고서와는 별도로 특정 권리분야의 별도 보고서 발간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강제노동과 같은 세부 주제를 다룬 보고서를 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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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 전환기정의워킹그룹 대표는 "이번 용역을 보면 불과 5개월 내에 최근 5년 동안 입국한 탈북민 50명을 심층면접하라고 돼 있다"며 "북한인권기록센터라는 개별 조사·기록 조직을 만들고도 자꾸 민간에 이런 용역을 내는 것은 국정감사 대비용 실적을 쌓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올해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설립 10년이 되는 시점이기도 하다"며 "이제는 정부가 축적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북한인권을 세부적으로 다룬 보고서를 국제사회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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