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한빛원전 저장 포화
원전에 폐기물까지 품고사는 지자체들
野 "아직 이견 좁혀지지 않았다"

"원전소재 지역주민은 정부 정책 부재로 인해 원전 부지 내에 임시 저장하는 사용후핵연료 위험을 떠안고 살아왔고 영구처분장 마련 전까지 함께 살아가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與 "6월 국회 통과"…국회에서 멈춘 '고준위 특별법' 속도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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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 발전소를 품고 있는 5개 지방자치단체(울진군·경주시·영광군·기장군·울주군)는 최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가 원전과 탈원전 사이에서 정책 기조를 바꿔온 가운데 이들 지자체는 원전 건설 후 높은 수준의 방사성을 내뿜는 사용후핵연료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고준위방폐물)'을 끌어안고 살았다며 특별법 처리를 촉구했다.

특별법, 왜 필요?…원전에 폐기물까지 품고사는 지자체들

현행 원자력안전법에 따르면 고준위방폐물은 열 발생량이 2㎾/㎥, 반감기가 20년 이상인 알파선을 방출하는 핵종으로, 방사능 농도가 그램당 4000베크렐(Bq) 이상인 폐기물이다. 대부분이 사용후핵연료다. 이들은 원전 내 임시저장, 중간저장, 영구처분 단계로 나눠 관리돼야 하지만, 국내에는 현재 중간저장, 영구처분 시설이 없어 원전 부지 안에 있는 임시 저장 수조에 냉각 보관되고 있다. 발전에 쓰인 뒤 고열을 내뿜는 사용후핵연료의 열과 방사능을 낮추는 과정이다.


문제는 방사능 수치가 자연 상태까지 떨어지려면 수만년의 시간이 걸리는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내 임시 시설에 무한정 넣어둘 수 없다는 점이다. 깊은 지하에 밀봉해 영구히 폐기물을 묻는 고준위방폐장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는 1983년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을 수립하면서 방폐장 부지선정에 나섰지만, 2005년 경주를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로 확정하는데 그쳤다. 고준위방폐장은 지역 주민의 반대로 인해 여러해 동안 공전했다.

임시저장시설이 '포화 상태'를 앞두면서 고준위방폐장의 필요성이 재부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30년 한빛원전을 시작으로 한울원전(2031년), 고리원전(2032년) 등 순차적으로 저장시설이 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윤석열 정부가 원전 가동을 활성화하면서 2021년 12월 전망치보다 약 1년씩 빨라졌다. 고준위방폐장 설립까지 조사 계획 13년, 실증 연구 14년, 영구처분시설 건립 10년 등 최소 37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하면 당장 건설을 시작해도 포화 시점보다 늦어지게 된다.


이승렬 산자부 원전산업정책국장은 "고준위 방폐물 관리 문제는 장기간 난제로 남아있지만, 10여년의 공론화를 거쳐 3개의 특별법안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만큼 이제는 법안의 조속한 통과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특히 원전 내 건식저장시설 건설에 따른 지역주민들의 영구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특별법 제정이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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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원전 수명 연장 고려" VS 野 "초기 설계수명대로"…21대 국회서 통과될까

정치권은 지난 20대 국회부터 고준위 특별법 입법에 나섰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맞물리면서 모두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김경진 당시 민주평화당 의원 등 여야 의원 10명은 2019년 '고준위방폐물 관리대책 마련 및 안전관리 강화 촉구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과거 박근혜 정부가 2016년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확충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듬해 8월 문재인 정부가 여론 수렴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이를 재검토하기로 결정한 것을 비판하며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1대 국회에는 고준위방폐물 관련 특별법 3개가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인선·김영식 의원이 발의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김성환 의원이 법안을 냈다. 이들 법안은 고준위방폐물 관리위원회 설치, 고준위방폐장 부지선정 절차, 처분장 유치지역 지원체계, 원전 내 임시 저장시설 설치 절차 등을 공통으로 담고 있다.



다만 여야간 이견이 있다. 대표적인 쟁점은 원전 내 저장시설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용량이다. 김성환 의원안은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의 용량에 대해 '설계수명 기간 동안의 발생 예측량'으로 규정했다. 즉, 원전이 최초 허가를 받을 때의 설계수명 기간으로 저장용량을 한정해, 수명이 끝나면 저장시설 용량을 늘릴 수 없도록 했다.


반면 김영식 의원안은 '계속 운전을 포함한 운영기간 동안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는 양', 이인선 의원은 '운영허가를 받은 기간동안 발생량'으로 명시했다. 원전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원전 부지가 속한 지자체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의 영구화를 우려하며 김성환 의원안의 관련 규정을 지지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측의 수용을 촉구하며 빠른 시일 내에 법안이 통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지난 13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제2의 탈원전을 획책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고준위방폐법 처리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라며 "6월 임시국회 내에 법안 통과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안을 발의한 이인선 의원은 같은 날 "(여야)합치가 되면 무리없이 (통과)될 것"이라며 "지난 국회에서 (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이번에 김성환 의원이 발의했지만, 충분히 가야 한다는 컨센서스를 갖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6월 내 처리'에는 공감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산업통상자원벤처중기위 관계자는 "아직 이견이 좁혀진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한다"며 "대책이 필요하다는 부분은 공감대가 있지만, 시점을 박아놓고 어떤 내용으로든 빨리 일단 통과부터 시키자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했다. 또 고준위방폐장이 설립되는 지역 주민에 대한 보상 등을 더 세밀하게 담을 논의도 충분히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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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은 2022년 11월22일 소위에 첫 상정된 이후 총 8차례 상정됐지만, 여야간 뚜렷한 합의안은 도출되지 않았다. 아울러 국회 산자중기위 위원장과 여당 몫의 간사가 이달 중순에서야 확정되면서 이달 중 소위 통과도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산자중기위 이달 일정은 소위원회, 전체회의 모두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산자중기위 관계자는 "간사가 바뀌고 위원들도 바뀌어 소위가 7월 중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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